◀앵커▶
대구와 경북, 이른바 TK는 일당 독점의 정치 지형을 깨지 못해 '보수의 섬'이란 오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지역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12.3 대통령 탄핵,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파열음으로 실망감을 느낀 지역 보수층이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윤태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13일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 대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40분가량 유세를 하면서 지역 공약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대구, 경북 유권자들의 변화를 촉구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국민의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TK 정치 지형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했는데,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13일)▶
"저는 호남을 진짜 두려워합니다. 민주당이 민주당답지 못하면 싹 버림을 받기도 합니다. 1명인가 빼고 총선에서 전원 몰살한 일도 있어요."
2022년에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구 득표율은 21.6%.
전국 17개 시도에서 꼴찌였고, 경북은 23.8%로 대구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경북 안동 출신인데도 전국 평균 득표율에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24만 7천여 표, 불과 0.73% 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신 이재명 후보에게는 안타깝고, 야속한 곳이 TK일 수밖에 없습니다.
TK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거듭 부탁하는 것은 두 번 다시 고향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지 않겠다는 결기로 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13일)▶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유권자를)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 그 말입니다. 좀 바꿔서 쓰세요. 신상(품)도 좀 써 보세요."
국민의힘은 12.3 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환골탈태해도 모자랄 판에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민낯까지 드러내면서 철옹성이었던 TK의 국민의힘 지지에도 균열이 불가피할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소영 교수/대구대 사회학과▶
"국민의힘은 대구에 무엇을 해줬는가? 또 우리 국가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적극적으로 후보자들을 탐색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그러면 대구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넘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자▶
"일당 지지, 일당 독점으로 보수의 섬으로 고립됐다는 비판까지 받는 TK 유권자들이 보수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이전처럼 의리를 택할지, 아니면 변화를 택할지 전국이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윤태호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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