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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서 마을 구한 의인"···혼자 굴착기로 밤샘 진화

장성훈 기자 입력 2025-04-22 07:30:00 조회수 5

◀앵커▶
지난 3월 경북 영덕 산불 당시 화마로부터 마을을 구한 한 주민의 이야기가 전해져 미담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대피한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혼자 굴착기를 타고 밤새 화마에 맞서 불을 껐는데요,

다행히 이 마을은 인근에서 피해가 가장 적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월 25일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마을입니다.

다행히 불에 탄 집은 전체의 20% 대인 27채에 머물러, 인근에서 피해가 가장 적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산불이 마을을 덮친 초기, 주민 대피령 속에서도 한 주민이 화마에 맞서 혼자 굴착기를 타고 종횡무진 불을 껐기 때문입니다.

하천에서 물을 퍼 와 뿌리고 불이 붙은 집은 내려 앉히며 불길이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는 걸 막은 겁니다.

◀이상경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하천에서 물을 20번, 30번 정도 해서 일단 진압을 하고 그다음에 여기서도 (불이) 계속 붙더라고요 여기 계속 불이 있는 거 여기 와서 껐죠"

위험을 무릅쓴 이 씨의 진화 작업은 화재 당일 저녁부터 다음 날까지 이틀간 이어졌습니다.

◀이상경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아침 5시 반에 (진화 작업을) 마쳤거든요. 마치고 잠깐 포크레인에서 자고 있는데 잔불을 끄자고 그래서 또 가서 불 끄고"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불을 끄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상경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의용소방대에 있었고 이런데 (집을) 안 내려앉히면 불이 속에 계속 타고 있어요. 그다음에 내려 앉히고 펼치고 물을 뿌려야 진화가 되지 안 그러면 계속 탑니다"

굴삭기가 불탈 수 있겠다는 위기감도 여러 번 들었지만 마을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고 합니다.

◀이상경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우리 마을을 지켜야 된다, 겁은 안 났어요. 그리고 포크레인에 불이 붙으면 무조건 나는 소화기로 끄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무조건 꺼야 된다고 생각했죠"

주민들은 이 씨의 의로운 행동이 마을을 구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임두홍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노인회장▶
"만약 그 강풍에 옆집에 시장에 붙었다면 원전(마을)은 불바다가 됐을지도 모르죠. 참 좋은 의인이죠"

이 씨는 집이 불탄 이웃들을 보면 아직도 화재 당시의 안타까운 심정이 떠오른다며 전합니다.

◀이상경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저쪽 물이 없는 지역은 못 꺼서 아쉽고 (길이) 좁아서 빨리 (끄지) 못했을 때 좀 아쉽고 그렇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조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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