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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카페 청송' 산불로 휘청···"대책 마련 시급"

이도은 기자 입력 2025-04-01 17:55:00 조회수 2

◀앵커▶
군민 절반이 모여 살던 곳을 화마가 휩쓸고 간 청송군은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울창한 산림을 보유한 청송군은 지역 브랜드를 '산소카페'로 정하고 관광과 사과 재배로 지역 경제를 견인해 왔는데요, 산불 피해로 지역경제가 휘청이는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청송군이 산불에 고립된 건 3월 25일 오후 5시쯤.

안동시 CCTV 관제센터로부터 산불이 청송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불과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산불이 덮친 곳은 군민 50% 이상이 모여 사는 청송읍, 진보와 파천면이었습니다. 

3곳 읍면의 주택 피해만 770동에 이르는데, 열 집 가운데 1집이 불에 탄 꼴입니다. 

산불 발생 첫날보단 대피 주민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8백여 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경희 청송군수▶
"지금 현재 우리 청송은 자체에서 대책이 안 나옵니다. 워낙 화마가 크기 때문에 이건 뭐 (청송) 역사상 가장 큰, 치명상을 입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앙정부와 경상북도가 복원 사업이라든가 우리 민생의 문제를 전격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역 경제도 암울합니다. 

청송 군민 60% 이상이 사과 재배에 생계를 기대고 있는데, 청송 전체 사과밭의 1/20에 달하는 2백여ha가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새 묘목을 구할 수 있을지, 새카맣게 타버린 흙 위로 사과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나 있을지 가늠이 안 됩니다. 

◀황경식 청송사과협회 사무국장▶
"주 생산지인 청송, 안동 이런 부분들이 다 탔단 말이에요. 일시에 묘목을 찾게 되면 묘목 대란이 온다고 봐야 하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나무도 뜨거운 산불 연기에 화상을 입어 속이 그을렸습니다. 

추정치보다 사과 재배지 피해 면적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겁니다. 

◀권중화 청송군 파천면 사과 재배 농가▶
"원래는 파랗게 돼야지, 여기 속 껍데기를 벗겨, 꺾으면 이게 누렇지 않고 파래야 한다고."

주왕산과 함께 관광 코스로 묶여 청송의 명소로 꼽힌 달기 약수터 인근 식당가.

주말 봄철 주왕산을 찾는 나들이객을 위해 보관해 둔 백숙용 닭고기 수백 마리는 흔적도 없이 다 타버렸습니다. 

◀청송군 백숙용 닭고기 납품 업체▶
"어느 정도 (피해를) 측정해 줄진 모르겠고 되는대로 해야죠. 빨리 재개하긴 해야죠."

청송군민들은 한목소리로, 주택 전소에 3천여만 원을 지원하는 현행 복구 기준을 대폭 수정하고, 정부가 사과 포트 묘목을 대량 구매해 사과 재배 농가에 지원해 주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산소카페라 불리던 청송이, 청정했던 제 모습을 찾아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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