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북부권에서 발생한 최악의 초대형 산불로 각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봄철에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씨가 끊이지 않으면서 산불 예방, 산불 발생 시 초동 진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대구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산불과 관련한 긴급 행정 명령을 발령했습니다.
4월 1일부터 입산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대응 조치입니다.
입산 금지 대상은 3개 권역으로 나뉩니다.
팔공산·앞산·비슬산 등 입산객이 많은 주요 9개 구역, 아미산·초례산·마정산·대덕산 등 산불 발생 시 대형화 위험이 큰 구역, 함지산·구봉산 등 과거 산불 발생 구역입니다.
구청장·군수가 지정한 일부 등산로 구간은 제외합니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3월 31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전국적 산불 확산에 따른 엄중한 상황과 대형화 가능성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시민 여러분들의 양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브리핑을 한 지 4시간여 만에 대구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3월 31일 오후 3시 7분쯤 대구 앞산 한 사찰 인근에서 불이 난 건데요,

소방당국은 헬기 6대와 차량 21대, 인력 62명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여 다행히 40여 분 만에 주불을 잡았습니다.
대구시는 3월 31일부터 팔공산 국립공원 탐방로 21개 구간 중 17개 구간 입산을 통제했습니다.
하늘정원~비로봉, 보은사~관암사~관봉, 수태지~석조약사여래입상, 탑골안내소~철탑삼거리 4개 구간은 출입이 허용됩니다.
또한 두류 공원 등 독립된 도시공원, 공식 출입로를 갖춘 사찰, 허가된 펜션이나 식당, 케이블카 시설 등 일부 구역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산불로 인한 행정 제재도 강화됩니다.
산림에서 불을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 쓰레기 소각 등 모든 화기 사용은 전면 제한됩니다.
이 같은 행정 명령을 위반하면 산림보호법 등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 등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수로 불을 내기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산불 진화에 전문적인 인력도 투입됩니다.

시는 산림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해 온 기존 '산림재난기동대'를 재난안전실 직속으로 확대·개편해 '재난 안전기동대'를 창설하기로 했습니다.
해군 특수전전단(UDT), 특전사, 해병대 등 군·경 출신으로 재난 분야 전문성을 가진 정예 인력을 채용해 20명가량의 정규조직으로 구성하고 산림재난뿐 아니라 모든 재난에 신속히 출동해 초기 대응을 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한편, 경북과 경남 지역을 초토화한 대형 산불로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산불 피해 영향 구역은 총 4만 8천여㏊로 추산됐습니다.
주택 3천여 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천여 건 등 시설 피해도 컸습니다.
대구시가 경북의 대형 산불 피해와 관련해 재정·물품·인력·시설 4개 분야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재해 구호 기금 5억 원으로 피해가 극심한 의성군·안동시·청송군·영양군·영덕군에 각각 1억 원씩을 지원합니다
4월 말까지 시민 성금 특별 모금도 전개합니다.
이재민을 위해 생필품을 전달하고, 대구의료원 소속 의료 인력 7명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피해 지역 요양 시설과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자 300여 명을 대구지역 시설로 옮기고, 이재민 환자들을 위해 24시간 응급실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하고 36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농산물 팔아 주기 활동도 추진합니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역 기업 및 민간단체와 함께 속옷, 양말, 침구류 등 생필품 추가 논의를 논의하고 있으며, 의사회 및 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 등과도 의료 인력 파견 등의 추가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기업 및 단체의 성금과 자원봉사뿐 아니라 연예인들의 기부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가수 임영웅은 3월 28일 팬클럽 '영웅시대' 이름으로 성금 4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자발적으로 봄 축제나 행사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며 산불 피해 복구와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청은 당초 오는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5회 떡볶이 페스티벌'의 일정을 10월로 연기했습니다.
달성군은 3월 28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달창지길 벚꽃축제’와 ‘옥포 벚꽃축제’를 취소했습니다.
경북에서도 고령 대가야 축제가 취소되는 등 대부분 지자체들이 최악의 산불 피해 복구와 희생자 애도 분위기를 반영해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일정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4월 1일 오전 8시 기준, 산불로 인한 대피 인원 3만 6천여 명 가운데 3천300여 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길을 잡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에는 피해가 너무나도 극심합니다.
산불 피해와 복구는 이제 겨우 시작됐습니다.
- # 대구입산금지
- # 경북산불피해지원
- # 시민성금특별모금
- # 농산물팔아주기
- # 팔공산탐방로통제
- # 임영웅산불성금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