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 온난화와 4대강 사업의 영향으로 낙동강에서는 겨울에도 녹조가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 보 설치로 물 흐름이 막히면서 유해 남세균이 조류경보제 수준을 넘어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시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16일 낙동강 칠서 지점에서 유해 남세균인 아파니조메논이 ml당 4,950개 검출됐습니다.
이는 조류경보제 주의 단계 수준인 ml당 1,000개의 5배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물금 매리 지점에서도 2024년 12월 23일 같은 남세균이 ml당 1,330개 검출돼 역시 주의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아파니조메논은 간 독성과 신경독성을 지닌 물질로, 장기간 노출 시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강찬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녹조 전공)▶
"12월에도 낙동강 하류에서는 녹조 경보가 발령이 됐습니다. 조류 경보가 발령이 됐고요. 12월 말 1월 초까지도 녹조가 발생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이제 겨울에 녹조가 발생하는 이유가 뭔지 환경부가 답을 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현상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합니다.
먼저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에도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진 점이 꼽힙니다.
또 하나는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대형 보들이 강의 자연적인 흐름을 막아 호수화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
"녹조가 발생함으로 인해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위험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고 봅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대구 시민들의 주요 취수원과 가까운 강정고령 지점의 상황입니다.
이곳에서는 2024년 8월 22일 유해 남세균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ml당 144,375개까지 검출돼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 수준보다 14.4배나 높았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청산가리보다 최대 6천 배 이상 독성이 강한 마이크로시스틴을 배출합니다.
마이크로시스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간 손상은 물론 생식기능 저하와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현재 정수처리 과정에서 활성탄 처리와 오존 처리를 통해 조류 독소를 제거하고 있어서 수돗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라고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4대강 사업을 옹호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에 빠져 있다며, 더 이상 국민 건강을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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