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문을 연 경북 구미시 동물보호센터에서 시민들이 구조한 개가 영양실조 상태로 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센터 측은 개가 공격성이 너무 강해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해명했는데 동물보호단체는 학대 혐의로 구미시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케이지 안에 오물로 범벅이 된 개 한 마리가 쓰러져 있습니다.
다리는 털이 빠져 붉은 피부가 드러났습니다.
목줄과 배변 패드, 밥그릇과 사료가 주변에 뒤엉켜 있습니다.
3월 13일 저녁 경북 구미시 동물보호센터에서 발견된 개입니다.
센터에 들른 동물보호단체 활동가가 이 모습을 목격하고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살리지 못했습니다.
◀최승훈 반려동물구조협회 대표▶
"썩는 냄새가 나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까 그 친구가 거의 죽음 직전의 상태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어요. 똥, 오줌 그리고 피오줌이 범벅돼서 온몸이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상태였고 저체온증도···"
이 개는 10일 전 구미의 한 체육공원에서 구조돼 센터로 왔습니다.
길가에 묶여 있는 걸 걱정한 시민들이 보호해달라고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보호센터가 어렵게 구조한 동물을 방치해 죽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승훈 반려동물구조협회 대표▶
"(진료한 수의사가) 지방과 근육이 제로(0)인 상태로 껍질만 남은 상태로 발견됐고 심부전도 있었고 거의 모든 내부에 있는 장기들이 망가진 상태였다고 말씀을 하셨고요."
동물보호센터 측은 "개가 철창을 물어뜯어 이에 피가 날 정도로 공격성이 심한 상태라 강제로 씻기거나 기본적인 검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매일 사료와 물을 주며 지켜봤고 절대 방치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동물보호센터는 구미시가 지역 내 유기 동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예산 36억 원을 들여 건물을 새로 짓고 2025년 1월 문을 연 곳입니다.
동물 훈련사를 포함해 직원만 10명입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직무 유기에 동물 학대라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미시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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