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됐지만, 2025년 신입생이 없는 경북의 학교가 50곳 가까이나 됩니다. 경북교육청은 이런 작은 학교들에서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며 통폐합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임종식 교육감 취임 이후 본격화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이 6년 만에 사실상 종료되는 건데, 적잖은 반발도 예상됩니다. 이도은 기자. ◀기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봉화 소천초등학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소천지역의 유일한 본교이지만, 전교생이 4명뿐인 작은 학교입니다. 2025년은 신입생도 없어, 2학년 이지호 군이 학교 막내입니다. 친구가 적어 아쉬울 법한 학교생활인데, 선생님의 관심 덕분에 다행히 허전함은 덜합니다. 밀착 지도에 아이가 공부의 흥미를 느끼자 학부모는 작은 학교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이은정 이지호 군 학부모▶
"저희 큰 아이는 (학교를) 서울에서 다녔는데 선생님의 관심을 이만큼 받거나 친구들의 유대 관계도 이것보다 좋진 않았거든요. 선생님들께서 챙겨주시는 그런 것도 상상 이상의 도움을 받고 있거든요." 하지만 지호 군이 정든 소천초등학교에서 졸업까지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경북교육청이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TF팀을 가동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학생 수가 너무 적으면 학년이 다른 아이들이 한 반에서 수업을 듣는 복식학급이 많아지고, 학생 간의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등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이유에섭니다. ◀장중찬 경북교육청 행정과장▶
"계속 이렇게 저희가 통폐합은 추진해 왔고..경쟁력 있는 학교 아니면 통폐합으로 가야 하는 부분, 이런 부분들을 실질적으로 다시 한번 재정립하면서 가보자.."
지난 10년 간 도내 초, 중, 고 학생 수는 5만여 명이 사라졌는데, 5년 안에 추가로 5만 명이 더 줄어들 걸로 경북교육청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경북 교육청은 지역사회의 충격을 감안해 통폐합 기준을 교육부 권고안인 전교생 60명보다 크게 낮은 전교생 15명 이하로 잡았습니다. 해당 학교는 봉화 소천초등학교를 포함해 초등학교가 54곳, 중학교 25곳으로 모두 79곳입니다. 이 학교들을 대상으로 6월까지 설명회를 연 뒤 8월 안에 통폐합 대상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학부모 60% 이상 찬성'이란 조건을 제시했지만 반발도 예상됩니다. ◀김득기 / 봉화 소천초등학교 교장▶"학교는 사실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역 사회의 기관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가 만약에 없어진다고 하면 지역 사회가 황폐화되고 또 공동화가 더 심해져서 젊은 사람들이 와서 살 수 있는 공간이 더 없어진다고.."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전담하던 경북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단'이 폐지된 건 임종식 교육감 임 이듬해인 지난 2019년입니다. 이후 경북교육청은 자유학구제 도입 등 작지만 강한 학교를 조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작은학교 살리기에 상당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왔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학령 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 교육재정교부금 축소가 이어지면서, 결국 6년 만에 학교 통폐합 기구를 재가동하는 상황으로 떠밀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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