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시작합니다.
'정치는 소신이 생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인이 신념과 원칙을 지키며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양심에 따라 의사를 표명하며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 정국 속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소신'에 야박한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명태균 특검법'.
지난 2월 27일에 재석 274명 중 찬성 182명, 반대 91명, 기권 1명으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반대 표결을 하는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으나 김상욱 의원은 혼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상욱 의원에 대해 "당원으로서, 소속당이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잘못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여러 차례에 걸쳐서 당론을 위배해서 투표했는데, 앞으로는 당원으로서 당론을 따라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헌법에는 정당정치의 원리와 국회의원의 소신과 관련한 규정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헌법 제8조는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정당정치 국가의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또, 헌법 제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당론에 따를 수도 있지만, 하나의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로서 양심에 따를 자유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지만, 의원 개인의 소신은 용납하지 않고 당론을 기준으로 '단일대오'를 강조합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여야는 너나 할 것 없이 조기대선을 의식한 당리당략과 개인의 정치적 생명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구속된지 52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다음 날인 9일 저녁,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관저를 찾아가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한 반성 없이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에 다시 합류하는 모습입니다.
헌재를 향해 적법 절차 준수에 미흡했다,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며 선고를 늦추기 위해 몰두하고 있습니다.
‘소신 없는 정치’의 끝은 무엇일까요?
국민이 등을 돌린 정치, 신뢰를 잃은 국회, 그리고 결국은 스스로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는 정당의 모습만 남지 않을까요?
◀김상욱 국민의힘 국회의원▶
"저희 당의 당헌에 분명히 법치주의를 지킨다, 민주주의를 지킨다고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 권력의 눈치를 본다고 이 사태를 덮고, 덮고, 덮고 가고 있는데 우리 이익 때문에 보수의 가치를 외면해 버리는 것을 당론으로 택하는 것은 당헌에도 보수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용기를 내고 소신껏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당의 분위기도 사실 그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에 '건강한 보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건강한 보수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야 포용력 있고 품격 있는 대한민국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보수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야 혁신적인 실험을 하는 제대로 된 진보도 움직일 여지가 생깁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위기입니다. 포퓰리즘과 극단주의를 막아내는 것은 건강한 보수만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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