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상북도가 넉 달 전 처음으로 선보인 'K보듬 6000'이, 인기에 힘입어 2025년 도내 11개 시군 69곳으로 확대되는데요.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방과 후 학생 안전 문제가 부상하면서, K보듬도 안전대책 강화가 시급해졌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후 6시에 가까워지는 시각.
짙어지는 어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이 저마다 무리를 지어 놀고, 한켠에서는 자율 학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1년 365일 무료로 운영되는 경상북도 온종일 돌봄 모델 'K보듬 6000'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할 수 있고 점심, 저녁에 간식까지 제공돼 맞벌이 부모가 특히 반깁니다.
◀김준호 K보듬 이용 학부모▶
"둘 다 야근하는 경우가 있으면 여기에 보낼 수 있어서 눈치 안 보고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센터는 전원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로 그중 30% 정도는 부모의 퇴근에 맞춰 오후 6시 이후 야간에도 이용합니다.
◀김도연 K보듬 이용 아동(초3)▶
"엄청 무서웠을 거 같아요 조금··· 집에 있으면 혼자. 여기서는 아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같이 활동하니까 재밌어요."
부모와 '동반 귀가'가 원칙이고, 어려울 경우 부모가 사전에 희망한 보호자가 아이를 인계해 가고 있습니다.
◀문동숙 K-보듬 마을돌봄터 센터장▶
"귀가 시에는 학부모님 허락하에 아이들 귀가하고요. 만약에 할머니나 이모님, 다른 분들이 연락 없이 오시거나 갑작스럽게 오셔도 부모님과 다 연락을 취한 다음에···"
또, 출결 알림 시스템을 갖춰 K보듬 이용 중간에 학원을 가는 경우 등 아이의 출입을 실시간으로 부모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지수 K보듬 이용 학부모▶
"일하고 있어도 아무래도 아이가 들어오고 나가고가 확인이 되니까 안심도 되고 엄청 편하죠."
경상북도는 여기에 더해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시간, 밤늦게까지 이용하는 K보듬이 안전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일부만 설치돼 있던 119 신고 비상벨을 도내 69곳 K보듬 전소로 확대합니다.
여기에 귀가 동행을 위한 '돌봄 귀가 지킴이'를 늘려 개소마다 2인 1조 한 팀을 둘 계획인데, 전담 인력은 아닙니다.
◀조상민 경상북도 아이돌봄팀장▶
"3월부터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가 돌봄 시설을 더욱더 순찰을 강화하고 필요시 부모님이 오지 못할 경우에는 이분들께서 직접 도보로 집까지 동행···"
다만, 경찰이 선발해 직무교육을 시키고 학교를 순찰하는 '아동안전지킴이'와는 달리, 최저시급 수준의 활동비만 받고 하는 자원봉사 성격이 짙어, 현장에서 전문성과 책임 소재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추가로 경상북도는 돌봄 교사를 대상으로 마음 건강 사업 등 스트레스 관리에 나서고, 채용을 전후로 심리 건강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구상인데, 일부 걸림돌도 있습니다.
심리 건강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어, 정부 건의를 통한 법제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오로지 가족 책임이었던 '아이 돌봄'이 정부, 사회가 책임지는 '공공 돌봄'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추세는, 저출생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부상한 최근 몇 년 새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만큼 학교와 돌봄 시설 안팎의 안전 사각지대를 메우고, 사회적 안전망을 두텁게 하기 위한 제도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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