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의 수출 증가세가 전국 평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출 품목과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면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발간한 '대구·경북 수출 구조의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전국 수출이 3.94배 성장하는 동안 대구는 3.12배, 경북은 2.58배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2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전국이 5.9%인 반면 대구는 4.9%, 경북은 4.0%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특히 2024년 전국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대구는 최고 수출실적 달성 연도인 2023년(110억 달러)보다 오히려 19.4% 줄었습니다.

경북도 최고 실적을 낸 2013년(538억 달러)보다 무려 23.6% 역성장했습니다.

전국 수출에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하락해 대구는 2024년 17개 지자체 가운데 12위(수출 차지 비중 1.3%), 경북은 8위(5.9%)에 머물렀습니다.

"수출 품목·국가 다변화 노력 부족"···중국·미국 의존도 심화도 문제
보고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에도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2000년과 2024년 수출 품목의 수를 비교해 보면, 전국은 4,480개에서 5,000개로 520개 늘었지만 대구는 1,668개에서 2,317개로 629개, 경북은 1,850개에서 3,010개로 1,160개 품목이 늘어났습니다.

수출 상위 20위까지 품목이 차지하는 수출 금액의 비중이 전국은 60.8%지만 대구는 61.8%, 경북은 69%로 더 높았습니다.

수출국 다변화 노력도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00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전국의 수출 대상국은 238개국에서 237개국으로 1개 국가가 줄었고 대구는 162개국에서 171개국으로 9개 증가, 경북은 169개국에서 202개국으로 33개 증가했습니다.

수출 상위 20위 국가까지의 수출 비중 변화를 보면 전국은 1.5% 포인트 증가(82.0%→83.5%)에 그쳤지만, 대구는 9.4% 포인트(76.6%→86.0%), 경북은 4.1% 포인트(85.6%→89.7%) 증가했습니다.

25년간의 증가 폭과 2024년 비중이 전국보다 크다는 것은 수출국 다변화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무역협회는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대구와 경북의 제1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4년 기준 대중 수출의존도는 대구 23.6%, 경북 32.0%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국의 대중 수출의존도 19.5%를 훨씬 웃도는 것입니다.

2위 수출국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함께 높아져 2024년 대구의 대중·대미 수출의존도는 47.0%, 경북은 무려 48.2%나 됐습니다.

반면 전국은 이보다 낮은 38.2%를 기록했습니다.

주력 수출 품목도 달라져···대구 '자동차부품', 경북 '무선통신기기 부품'
주력 수출 품목과 수출산업의 변화는 대구와 경북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구의 수출 1위 품목은 '폴리에스터 직물'에서 '자동차부품'과 '기타 정밀화학 원료'로 바뀌었고, 주력 수출산업도 '섬유'에서 '기계 및 화학공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하지만 경북은 오랜 기간 수출 1위 품목을 차지했던 '무선전화기'에서 최근 '무선통신기기 부품'으로 변했지만 주력 수출산업은 '전자·전기와 철강 금속' 산업에 '화학공업'을 더해 3대 산업구조로 확장됐습니다.

수출구조의 특징을 보면 대륙별 수출은 아시아가 절대적으로 높고 최근 들어 북미와 유럽의 수출 차지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가공 단계별로는 대구와 경북 모두 2024년 기준으로 중간재 수출 비중이 각각 75.9%, 82.4%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권오영 본부장은 "트럼프 2기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갈등이 악화할 경우, 중국과 미국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 중간재 위주의 수출, 지역의 미국에 대한 흑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지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갖출 수 있도록 추가적인 수출구조 재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