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 위기와 국민의 선택: 계엄과 탄핵, 한국의 미래를 논한다'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 집담회가 12월 19일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열렸습니다.
집담회에는 경북대 엄기홍 교수, 영남대 정병기 교수, 대구대 이소영 교수, 디지스트 윤지성 교수, 대구가톨릭대 안용흔 교수, 포스텍 강명훈 교수, 경북대 박찬혁 학생이 참여해 12.3 내란 사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영남대 정병기 교수는 12.3 내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총을 겨눴으니 내란죄가 맞다"면서 "다음 대선 이후에라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구대 이소영 교수는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대구·경북에서는 또 선택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정당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대통령이 군대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을 생중계를 통해 다 목격했는데도,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정략적인 이익을 위한 몸부림밖에 안 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과 희망을 동시에 목격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디지스트 윤지성 교수는 "국회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일을 해야 함에도 장관 탄핵, 검사 탄핵 등을 강행하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많이 나타나는 계엄 사태가 발생해 한국 민주주의가 퇴행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계엄 당시 국회에서 부사관과 장병이 계엄령 시행을 주저한 것과 최근 펼쳐진 평화적 탄핵 집회에서 희망을 봤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포스텍 강명훈 교수는 "계엄령은 눈에 보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해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지만, 합법적인 방법으로 당파적인 행위가 벌어져 민주주의가 퇴행으로 가는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박찬혁 학생은 "국회에서 협치와 토론이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서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구가톨릭대 안용흔 교수는 한국 정치 환경에서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상 4~6개 정도의 정당이 있어야 협치가 가능한데, 우리나라 국회는 두 정당이 권력 하나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야당에 협치를 구할 수도, 거국내각을 제안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퇴행을 막고, 정당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현행 공천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체로 같은 의견이 모였습니다.
엄기홍 교수는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한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고, 현직이 유리하다는 점, 인기 영합주의가 나타날 수 있는 점 등의 단점이 있지만, 유권자가 직접 후보자를 뽑는 것만이 ‘정치인이 유권자는 뒷전이고 공천에만 매달리는 현 상황’을 바꿀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소영 교수도 "정당에 잘 보이는 후보자를 내리꽂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후보를 뽑는 실험적인 시도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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