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닷없는 한 밤의 비상계엄 사태
비상계엄 대혼란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언한 비상계엄, 이어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안 결의….
국회와 중앙선관위, 일부 언론사 등에 군병력이 투입됐고 서울 한복판에 군 헬기와 장갑차까지 등장했습니다.
다행히, 유혈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한반도를 넘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계엄 사태는 끝을 가늠 못 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수의 심장에 부는 "윤석열 퇴진하라"
대구와 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며 윤석열 정권 탄생에 가장 큰 지지 기반이었던 만큼 어느 곳보다 큰 배신감과 절망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4일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야당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동대구역 광장 차가운 바람 앞에 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한 분명한 내란이며, 헌정질서 짓밟은 것은 대통령 본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남진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역대급 거부권을 남발하고 국회의 입법 권한을 짓밟으며 수많은 민생법안을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다."
대구시민단체연대는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며 대통령 퇴진과 함께 관련자 모두 사법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송경인 대구시민단체연대 공동대표▶
"윤석열은 즉각 대통령을 내려놓아야 하고 사법당국은 즉각 구속수사를 통해 초유의 쿠데타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처벌을 해야한다."
성명, 성명, 성명…. 끝없는 분노 표출
대구지방변호사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등 각종 단체의 대통령 퇴진 성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두 가지 성명만 살펴보겠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는 피해망상을 빠진 자에게 헌법상 권한을 줄 수 없다며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습니다.
비상계엄은 시대착오적이며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책임을 국회로 떠넘기는 피해망상증을 보이면서, 헌법상 권한을 자신의 안위를 위해 발동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령 발동은 물론 윤석열 재임 기간 불거진 모든 의혹을 샅샅이 수사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대구시의사회는 성명서에서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 현장 이탈 의료인 처단 내용을 담은 계엄 포고령을 내린 계엄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의사회는 자발적으로 사직한 예전 전공의는 있으나 파업이나 의료 현장을 떠난 의료인은 없다며 의료인 처단 포고령을 발표한 책임자 엄중 처단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무리한 의료정책 추진으로 의료 붕괴를 유발한 책임을 인정하고 2025학년도 의대 입시 중단과 망국적 의료정책 백지화를 주장했습니다.
절대 지지했던 만큼 큰 배신감, 분노
비상계엄 사태에 밤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컸습니다.
선거 때면 보수 후보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서문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말입니다.
◀대구 서문시장 상인 1▶
"믿어지지도 않았는데 뉴스 나오니까 믿어야지. 밤새도록 뉴스 틀어놓고 있었는데… 그래도 해제돼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대구 서문시장 상인 2▶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싶어 어리석은 짓이지. 자기 생각하면 좀 쉬었으면 싶어. 다 내려놓고 싶겠지."
◀대구 서문시장 상인 3▶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먹고 사는 게 제일 급하지, 뭐 국민들이야 뭐 바라는 게 있겠습니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계엄 상황이 마치 영화 같았고, 대학에 가게 되면 역사책으로 배웠던 민주화운동을 하게 될까 생각도 했습니다.
◀대구 고등학생 1▶
"무서워서 뉴스를 보다가 또 새벽에 자고 막 그랬었는데 특히 뉴스에서 계엄군이 국회에 창문 깨고 들어간다거나 총을 겨누기도 한다거나…"
◀대구 고등학생 2▶
"나중에 저희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일어나면 안 되긴 하지만."

"이젠 안 되겠다."
지역민들은 표현은 달라도 뜻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진짜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다, 제발 국민들 위해 정치해달라, 이젠 안 되겠다."
한밤중에 벌어진 비상계엄의 충격에 대구 시민들도 대통령을 향해 등을 돌리고 물러나라는 분노가 들불 번지듯 번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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