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도심에서 22년 동안 위독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앞장 선 헌혈의 집 2.28기념중앙공원센터가 문을 닫았습니다.

동성로의 유동인구가 줄어든게 문을 닫은 가장 큰 이유라고 하는데요.

새로운 헌혈의 집은 달서구 신월성에 새 둥지를 틉니다.

변예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간판을 내리고, 운영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겁니다.

헌혈의 집 2.28기념중앙공원센터가 문을 닫았습니다.

시설이 오래돼 낡고 무상 임대 기간도 끝나 대구시에 땅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두 차례, 이 센터에서 헌혈을 한 이호건 씨는 운영 마지막 날에도 이곳에서 소매를 걷어 올렸습니다.

493번째 헌혈, 그동안 쌓았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이호건 493번째 헌혈▶
"여기 비 샐 때도 있고 눅눅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하 공간에만 아늑하고 그런 게 좋았죠."

36만 명이 다녀간 이 센터. 동성로에 유동인구가 많았던 2003년부터 터를 잡아 22년간 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을 가진 헌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선경 책임 간호사▶
"헌혈이라는 것을 봉사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2.28(헌혈의 집)이 아마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센터를 찾는 이들은 크게 줄었습니다.

2014년 2만 1천여 명에서, 2023년 6천여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인근에 다른 센터들이 문을 연 영향도 있지만, 동성로 상권 침체로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든 겁니다.

센터는 유동인구가 많지만, 헌혈의 집은 하나뿐인 대구 달서구에서 오는 31일 다시 문을 엽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