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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 민주의 봄] ⑥2·28 핵심 주역의 자필 기록 첫 확인

조재한 기자 입력 2023-02-24 18:00:00 조회수 2

◀앵커▶
2·28 민주운동, 63주년 기획보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2·28 핵심 주역의 자필 기록을 처음으로 확인해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의 봄을 알린, 역사의 그날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8개 국공립학교는 일요일 등교를 지시했습니다.

야당 유세장 참석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학교 측 조치에 반발한 학생들은 2월 27일 밤, 경북고 이대우 학생 집에 은밀하게 모였습니다.

경북고 이대우, 안효영, 대구고 손진홍, 장주효, 경북대사대부고 최용호 등 10명 안팎으로 다음날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최용호 학생이 2월 28일 당일 남긴 일기입니다.

일요일 강제 등교는 나라를 망친다. 학생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외침으로 시작합니다.

해방 후 썩어빠진 학생과 청년들의 가슴에 새로운 민족 노선을 제기하기 위해 거사하기로 했다는 결기에 찬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의 그날을 생생히 기록한 일기는 최근 대구교육박물관에 기증됐는데,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불의에 굴복하던 기성세대에 더 이상 기댈 수 없어 학생들이 들쳐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 일기 작성자▶
"그 당시는 입이 있어도 말도 못 하고 전부 쉬쉬하는 이런 분위기거든요, 일반 사회인들은 더더군다나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

연세대 박물관에 보관된 핵심 주역 경북고 이대우 학생의 자필 기록에서도 이런 결의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위 공무원들은 국민의 원성은 외면하고 부정선거를 감행하고 있었다며 죽음을 각오하고 피를 뿌릴 결심으로 횃불을 들었다고 밝힙니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마저 권력의 음모에 짓밟히며 유린당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하던 엄혹한 시절.

열여덟의 청년 학생들은 누구보다 크고 뜨거운 열망으로 일어나 대한민국 민주의 봄을 열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C.G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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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한 jojh@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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