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리두기가 사라진 계묘년 설날, 다들 풍성하게 잘 보내셨나요?
코로나19 유행은 수백 년 전통의 종갓집 명절 모습도 바꿔놨었죠.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네에 '오지 마라'는 현수막을 써 붙이고, 떡국 한 그릇 온 가족이 함께하기 힘들었는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설날 아침 종갓집 풍경을 손은민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대구 팔공산 자락에 경주 최씨 종갓집.
새해 아침 사랑방에 4대가 모여 앉았습니다.
한복을 차려입은 증손주의 세배에 집안 어르신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고.
"옳지, 우리 석현이 잘한다"
"새해 복 많이 받고"
몇 년 만에 맨얼굴을 마주한 친지들과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눕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하세요, 전부 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친지들에게 '올 필요 없다'는 전화 통화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는 50명 넘게 모였습니다.
정성껏 준비한 차례상 앞에서 베옷을 입은 백발의 종손이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리자.
먼발치에 선 아이까지 고사리손으로 조상께 예를 다해 절을 올립니다.
예법에 따라 차례가 끝나자 한솥 끓인 떡국을 나눠 먹습니다.
이렇게 친척들이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게 얼마 만인지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가 끝나질 않습니다.
◀최진돈/옻골마을 경주 최씨 광정공파 14대 종손▶
"그동안 다들 오지 말라고 했어요. 이웃에 사는 몇 명만 (차례를 함께) 지내고 했는데… (이제 다 모이게 돼서) 좋죠. 본래 친인척들은 자주 봐야 해요."
코로나19 유행으로 함께할 수 없었던 설날.
3년 만에 다시 마주 앉은 가족들은 올 한 해 건강과 행복을 함께 기원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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