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MBC NEWS

전국 최초의 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

권윤수 기자 입력 2021-12-28 17:12:40 조회수 0

◀앵커▶
67년 동안 주민등록번호 없이 평생 떠돌이 생활을 한 남성이 주민등록번호를 받을 수 있도록 검찰이 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나 재판에만 매달릴 뿐 이런 역할을 등한시해왔었는데요.

대구지검이 전국 최초로 범죄 피해자를 돕는 등 공익을 대표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권윤수 기자▶
1954년생으로 올해 67세인 김모 씨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은 뒤 줄곧 노숙 생활을 했습니다. 이름도 정확하지 않았고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주민등록번호도 없었습니다.

수시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를 들락거렸고, '무적' 상태로 재판과 형 집행을 받았는데, 최근 절도 혐의로 또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대구지검은 김씨가 범죄 피의자이지만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라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온 얘길 듣고 주민등록번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검사가 신원보증을 서고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소송을 전담합니다.

◀인터뷰▶차호동 검사/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
"수급자라든가 기초적인 복지 지원도 못 받으시는 이런 문제가 있어서 저희 팀에서 이번에 만나 뵙고 면담했더니 그간의 설움을 말씀하시면서 꼭 자기 번호를 찾고 싶고,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싶다라고 말씀하셔서..."

지난 8월 대구지검은 1개 검사실을 공익 임무 수행만 하는 '공익대표 전담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팀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유령법인 10개를 해산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연고자 없이 숨진 한 홀몸 노인의 배우자를 찾아내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8살 친딸을 성폭행한 파렴치한 30대 아버지의 친권이 사라지도록 수사 단계에서 빠르게 친권 상실을 청구했습니다.

우리나라 민법과 상법은 검사에게 50가지가 넘는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나 재판 말고는 국민 대표자 역할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차호동 검사/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
"사실 민법, 상법 영역에서 국민들의 권리를 지켜드리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그간 다소 신경 쓰지 못 했던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고, 이번 기회에 저희가 이런 업무를 체계화해서.."

권리 보호가 필요한 사항을 직접 발굴하고 대구지검 민원실을 통해 구제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권윤수)"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검찰의 이번 행보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 # 대구지검
  • # 공익대표전담팀
  • # 검사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권윤수 acacia@dgmbc.com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