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4백억 원을 들여 대구미술관 옆에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간송미술관 관장이 조세 도피처에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에는 대구시가 간송미술관 측에 특혜성 계약을 해 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는데, 대구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영균 기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소속인 뉴스타파는 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이 2015년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4곳의 실소유자라고 보도했습니다.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천190만 건의 문서를 분석한 결과로, 세 곳은 인도양의 섬 세이셸에, 하나는 홍콩으로 주소가 나와 있습니다.
조세 도피처에 설립되는 페이퍼 컴퍼니는 보통 탈세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국보와 보물 등 4천여 점을 소장한 간송미술관 관장의 페이퍼 컴퍼니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보물로 지정된 삼국시대 불상 두 점을 경매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앞으로 불교 유물을 팔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경영 상황이 드러난 만큼 대구에 들어설 간송 미술관 역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채정균/대구문화예술혁신포럼 대표
"이런 투명하지 않은 경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의 운영자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간송미술관 관장의 페이퍼 컴퍼니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2015년입니다.
대구시는 다음 해인 2016년에 대구 간송미술관을 만들고 운영권도 넘기겠다고 간송문화재단과 계약했습니다.
문제는 대구시의회의 동의, 민간위탁적격자 심의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영구적으로 관리비까지 지원한다는 특혜성 계약이었습니다.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 지난해 3월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리고 관련 절차를 밟아 다시 계약하라고 대구시에 통보했습니다.
(윤영균)"대구시는 간송미술관 설계까지 마무리하고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운영 계약과 관련해서는 감사 결과가 나온지 1년 반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조광현/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대구시민들이 간송미술관의 어떤 운영에 대해서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립미술관이 아니라 사립미술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이거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는 이달 안으로 간송미술관 관련 조례를 만들고 시의회 동의와 민간위탁 심의 등 관련 절차를 밟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등떠밀린 늑장행정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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