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의 생명과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데 의료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 지 모두가 실감하고 있으실 텐데요.
그런데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등 대구의 중요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료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의료질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도에 손은민 기자입니다.
◀손은민 기자▶
병원 별로 '정규직'이라고 적힌 박스 위에 '비정규직'이라고 쓰인 붉은 막대가 얼기설기 쌓여있습니다.
비정규직 막대기를 하나둘씩 빼서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놓자 금새 막대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맙니다.
비정규직을 돌려 막기하며 병원을 유지하는 현실을 고발하는 퍼포먼스입니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가 경북대병원과 동산의료원,대구가톨릭대병원 등 대구 상급종합병원 3곳의 비정규직 고용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의사를 제외하고,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의료 인력을 확인했더니 7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계약 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가 절반에 달했습니다.
특히 동산병원은 간호 업무를 돕는 조무원을 비롯해 5개 직종이 100% 비정규직이었습니다.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 같은 의료 기술직의 비정규직 비율도 높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노조는 비숙련 단기 계약 직원이 많아지면 정규직의 근로 환경까지 더 열악해진다고 지적합니다.
수시로 일을 그만두는 비정규직을 교육하느라, 환자에게 쏟기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야 하고, 늘 불안과 긴장 속에 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하유숙/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조 위원장
"(일례로)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해서 환자 이송 업무를 맡기고 있어요. 환자 이송 업무는 너무나 중요한 업무예요. 자격과 전문적 지식을 갖고 해야 하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으로 생기는 업무 공백을 메꾸는 것도 남아있는 정규직의 몫입니다.
결국 전반적인 의료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신은정/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장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봐야 하는 직종들인데, 이 부분에 비정규직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의료연대본부는 병원 내 상시·지속 업무는 비정규직으로 고용하지말라고 요구했습니다.
병원 측은 비정규직 중에는 휴직 중인 정규직의 대체 인력이 다수 포함됐고, 정규직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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