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신청이 가장 많습니다.
아직 신청 기한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1기 때와 맞먹는 사건이 접수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사 기간이 1기 때보다 짧고 인력도 부족해서 자칫하다간 대규모 진실규명 불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도건협 기잡니다.
◀도건협 기자▶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옛 코발트 광산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과 8월, 대구형무소 재소자와 경산, 청도, 대구 등지의 국민보도연맹원이 이곳에서 재판 절차도 없이 집단 사살됐습니다.
집단 사살의 주역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경찰과 국군 방첩대, 헌병대였습니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희생자 수가 천800 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고, 유족들은 3천500 명에 이를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기 때 유족회를 통해 확인된 진실 규명 인원은 127명에 그쳤습니다.
경산 코발트광산 유족회는 2기 위원회에 희생자 60명에 대한 진실규명 신청을 추가로 접수했습니다.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은 이번 2기 위원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나정태 이사장/경산 코발트광산유족회
"하루가 급하잖아요. 지금 뭐 전부 7,80대 다 되고 고령에 앞으로 2년 3년 후에 그 결정문이 나오는데 그때까지도 과연 기다릴 수 있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도건협)"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출범한 뒤 9월초까지 접수된 사건 9천 500여 건 가운데, 이곳 코발트 광산 사건을 비롯해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실 규명 신청 기한이 내년 12월 9일까지로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곧 1기 사건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원회 인력은 1기 때의 절반을 조금 넘을 정도로 줄었고, 조사 기간도 더 짧아졌습니다.
◀인터뷰▶ 김상숙/성공회대 교수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기보다 진실 규명 결정률이 훨씬 낮아질 수 있고 이게 초기에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위원회 후반부 활동으로 가면 대규모 진실 규명 불능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고요."
이때문에 법을 고쳐서 조사 기간을 늘리고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못다 한 유해 발굴과 위령 사업을 비롯해 1기 위원회가 마무리하지 못한 사업을 해결하는 것도 2기 위원회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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