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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들고 화상 입는 건 일상"‥급식 조리원들 호소

손은민 기자 입력 2021-09-02 16:55:33 수정 2021-09-02 16:55:34 조회수 2

◀앵커▶
대구의 한 사립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조리실 근로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위험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사정인지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손은민 기자▶

대구의 한 사립학교 급식실. 조리원 한 명이 학생 2천 명이 먹을 쌀을 혼자 힘겹게 옮깁니다.

펄펄 끓는 기름과 물 앞에서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바쁘게 음식을 만듭니다.

조리원 1명이 담당하는 평균 학생 수는 110여 명. 매번 일손은 모자라고 시간은 빠듯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면 다치기 일쑤입니다.

◀인터뷰▶노경남/11년 차 급식실 조리원
"(한 명이)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여기도 붙고 저기도 붙고 하니까 그게 너무 힘들어요. 왔다, 갔다하다 보면 무릎이나 팔 같은 데 멍이 많이 들어요. 열탕 (세척 과정)에서 화상을 많이 입어요. 조심한다고 해도.."

코로나 19 여파로 근무 환경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소독과 청소 업무는 서너 배 더 많아졌습니다.

식자재에서 나오는 각종 폐지와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조리원들 몫입니다.

◀인터뷰▶최영자/17년 차 급식실 조리원
"아저씨(담당 관리자)가 정년이 돼서 그만두셨는데, 그 자리를 메꿔달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학교에서는 사람 구하기 힘들다."

8시간 근무 중 쉴 수 있는 건 식사 시간 30분이 고작입니다. 휴게 공간은 18명의 조리원이 선 채로도 다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습니다. 제대로 쉴 시간도 공간도 없는 셈입니다. 

몸은 금방 땀과 음식 냄새로 범벅이 되지만 편히 씻을 곳은 물론이고 옷을 빨 세탁기도 없습니다.

급식실 조리원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학교 앞에서 계속 벌이고 있습니다. 

대구시 교육청에 대해서는 학생수당 조리원 수 기준을 현실에 맞게 늘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학교 측은 내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휴게 공간을 개선하고 식당 현대화 공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김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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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hand@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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