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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압박에‥불법·편법 영업 내몰린 A/S기사들

손은민 기자 입력 2021-08-20 16:54:45 조회수 2

◀앵커▶

케이블방송업체인 SK브로드밴드에서 설치나 A/S를 담당하는 기술직 하청업체 직원들이 과도한 영업 압박에 남의 주소지를 도용해 불법 영업까지 강요받고 있습니다.

8년 전에도 같은 문제가 터져나왔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손은민 기자▶

1년 약정의 동일한 케이블 방송 상품 십여 개가 같은 사람 이름으로 계약됐습니다. 

할당받은 영업 실적을 채우지 못한 직원이 자사 상품을 강매하는 이른바 '자뻑'입니다. 본인 이름으로 고객번호를 여러 개 받아서 신규 가입자인 것처럼 조작하는 겁니다.

가입에 필요한 주소지는 자사 상품을 쓰지 않는 집을 찾아 무작위로 등록하고 요금은 영업수당으로 메꾸는 식입니다. 개인정보 도용과 불공정거래 행위입니다.

◀인터뷰▶A 씨/SK브로드밴드 A/S 기사

"여기 아파트에 우리 가입자가 없는 호수가 어디있냐(전산으로 확인해서) 없는 호수에 그냥 넣어요. 넣고, (요금) 용지나 영수증이 (주소지로) 안 가도록 디지털로 해놓으면 되요."

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 소속의 대구권역 A/S 기사들은 대부분 이런 불법 '자뻑'을 수십 건씩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방송 설비를 설치·보수하는 기술직인데도, 일 인당 매일 1건씩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 한 사람은 일을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와 '업무일지'라는 일종의 반성문을 자필로 써야 했습니다.

◀인터뷰▶A 씨/SK브로드밴드 AS 기사

"A/S를 하면서 영업은 어떤 멘트를 날려봤는지, 설치 가서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설치하면서 무슨 멘트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 '저는 이런 노력을 했는데 영업이 안됐습니다'라는 걸 증명해보라는 거죠."

이렇다 보니, 가족, 지인 명의까지 빌려다 가입 실적을 만들거나, 직접 광고 전단지까지 돌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는 불법 영업을 강요해 온 책임자를 경질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청업체 측은 대구권역 센터장 등 관리자를 문책하고 직원들의 자사 상품 강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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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hand@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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