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 잡지로 가장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잡지로 평가받는 '녹색평론'이 대구에서 시작됐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코로나19와 이상 기후까지 각종 재난 상황에서 이 잡지를 창간한 고 김종철 발행인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영균▶기자
녹색평론은 30년 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주택가 건물, 2층 사무실에서 탄생했습니다. 김종철 발행인은 번역, 기고는 물론직접 저술까지하며 잡지를 창간 했습니다.
◀인터뷰▶변홍철/전 녹색평론 편집장(1998년~2008년 편집장)
"이 공간이 바로 91년도에 김종철 선생이 주변의 친구들, 제자들 도움받아서 녹색평론을 처음 창간한 공간입니다. 지역에서 얼마든지 좋은 잡지 만들 수 있고 오히려 지역이 있어야 더 좋은 관점의 건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출판물을 할 수 있다"
선생은 인간이 개발을 내세우며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고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계속 이런 상태로 가면 인간 생존이 정말로 가능할까"
과학기술과 경제성장이 불러온 생태 파괴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선생의 사상과 정신은 '녹색평론'에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고 김종철▶/녹색교회 아카데미 강연(2019년 4월)
"결국 오랫동안 2-300년 동안 인류사회에 서구 문명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행사했던 버릇, 습관, 특히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2013년 녹색평론 131호를 통해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주장했고 녹색의 가치를 지지하는 녹색당 창당 과정에도 참여했습니다.
◀고 김종철▶/녹색당 전국 창당대회
"녹색당으로 사람들이 많이 집결해서 녹색적인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모였습니다"
잡지는 올해 11월로 창간 30주년을 맞지만 선생은 지난해 6월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선생이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 뜻을 같이했던 이들이 선생의 살아온 길을 회상하며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인터뷰▶정지창/영남대학교 독문과 교수
"민주화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거죠"
◀인터뷰▶하승수 변호사
"생태 문명으로 전환하는 문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1991년 녹색평론 창간할 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하셨기 때문에 한국 사회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얘기가 아니었을까"
시대를 앞서가던 그의 사상과 행동은 그가 떠난 후에도 변함없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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