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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아동 학대 1,158건...원장과 교사 9명

손은민 기자 입력 2021-06-22 18:39:09 조회수 1

 ◀엥커▶

2년 전 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에서 충격적인 아동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사들이 어린아이들을 밀치고 집어던지는 등 육체적·정서적 학대를 자행했는데도 경찰은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모들이 학대 정황을 찾아내 제보했고 MBC의 단독 보도가 나간 뒤에야 검찰과 경찰이 재 수사에 나섰습니다.

2년 5개월 만에 재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당초 40여 건이라던 학대는 1천 1백여 건이 넘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 옥계동의 한 어린이집.

14개월 된 어린 아이가 겁에 질린 듯 서 있습니다.

보육 교사가 이 아이의 얼굴을 세게 밀치자 아이는 놀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잠시 뒤 교사는 장난감으로 아이의 배를 쿡쿡 찌르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아동 학대 정황인데, 경찰은 2년 전, 4개월 동안 수사를 하고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 피해 아동 보호자/ 2019년 3월 19일

"이것도 학대 아니냐, 이건 왜 추가돼 있지 않냐 하니까, (담당 경찰이) 얼버무리더라고요."

경찰 수사가 끝난 뒤 피해 부모들은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섰습니다.

어린이집 CCTV 영상 한 장면, 한 장면을 확인해 학대 정황을 추가로 찾아냈고 MBC에 제보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일자 경찰이 결국 재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 인터뷰▶ 피해 부모연대 기자회견/ 2019년 3월

"부실 수사 경찰, 축소·은폐 검사 문책하고, 징계하라! 징계하라! 징계하라!"

이후 2년 5개월이 흘렀습니다.

당초 교사 1명과 원장이 40여 건의 학대를 저질렀다던 경찰 수사 결과는 확 바뀌었습니다.

재 수사 결과, 학대에 가담한 건 보육 교사 9명과 원장까지 모두 10명.

이들이 1년에 걸쳐 무려 1천 1백 여 건의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루 평균 3건의 아동 학대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 인터뷰 ▶ 피해 아동 보호자

"거꾸로 들어서 선반 쪽으로 머리를 부딪치게 아이를 던지는 행위, 숟가락으로 아이 머리를 때린다든지, 대부분 진짜 폭행 수준이었어요. 막 주먹으로 뺨 때리고.."

피해 아동도 당초 4명에서 7명으로 늘었습니다.

2년이 훌쩍 지났지만 학대를 당한 아이들과 부모들 여전히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터뷰▶ 피해 아동 보호자

"애기(는) 발달 센터 치료도 계속 다녀야 될 것 같고.. 저랑 애기 아빠도 되게 힘들거든요, 엄청. 잠도 못 자고.. 전처럼은 계속 못 살 것 같은.."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많은 분량의 영상을 검증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느라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원장과 교사 9명을 아동 학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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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hand@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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