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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 한 소나무 숲에서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백 년 된 보호수를 병에 걸렸다며
바로 잘라내 버렸는가 하면
일부러 제초제를 뿌린 흔적도 나왔습니다.
여]
이런 일들은 숲 바로 옆에 대형 병원이
들어선다는 게 알려진 뒤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개발을 염두에 둔 일이 아니겠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END▶
◀VCR▶
(s/u) 저는 대구시 달서구의 한 야산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는 대구시와 달서구가
보호수로 지정했던, 심은 지 3백 년이 넘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요.. 지난해 9월
재선충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베어졌습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오던
당산나무가 갑자기 없어지자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cg) "이 당산나무에 재선충이 감염된 것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해 8월 28일.
대구 달서구청은 이틀 뒤
보호수 지정 해제 고시를 했고,
그로부터 나흘 뒤 나무를 벴습니다.
20일간 고시를 해야 하지만 고작 나흘 뒤,
비까지 오는 날 나무가 잘려나간 겁니다.
주민들은 이렇게 성급하게 당산나무를
잘라낸 적은 없다며, 무슨 꿍꿍이 속이
있을 것이라며 수군대고 있습니다.
◀INT▶권기열 대구 달서구의원
"여러 지자체에서 보호수 제거에 대한, 재선충에 대한 선례를 찾아봤으나 이런 선례는 없던 거 같습니다. 주민들의 의견 먼저 수렴하고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절차가 있었어야 함에도"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대구 달서구청은 지난 2016년
이 보호수 주변 땅 주인들에게
도라지 재배를 하라며 벌목 허가를 내줬습니다
천 백여 그루, 전체 면적의 37% 정도를
벨 수 있게 해 준 겁니다.
취재진이 드론을 띄워 촬영해 봤더니
37%를 훨씬 넘는 절반이 넘게 잘린 것으로
보이고 특히 재선충으로 없앤
보호수 주변의 공간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INT▶대구 달서구청 관계자
"표준지를 뜹니다. (벌목한 곳의)표준지를 떠서 점검하는데, 그 (벌목한)숫자가 조금 더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편차들이 있거든요? (오차범위 안이라는 말씀이세요?) 그렇죠.
주민 한 명은 지난해 10월,
잘려나간 보호수 주변 소나무 숲에서
제초제 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소나무 뿌리 부분의 땅에
넓고 깊은 구멍도 나 있었습니다.
(s/u) 이 제초제는 잡초나 떨기나무를 제거할 때 사용됩니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농업회사
법인 대표가 소나무 6백여 그루를 고사시키기
위해 제초제를 사용했다가 구속됐는데 그때
사용된 제초제와 같은 종류입니다.
소나무 곳곳에는 페인트가 묻은 듯한 흔적도
발견됩니다.
◀INT▶계대욱/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사람이 아프면 구토나 설사를 하게 되듯이 나무도 어떤 유해 물질이 유입되면 수액을 뿜어낸다든지 고사를 한다든지 이런 과정에서 아마 그런 양태들이 표현되는 거 아니냐는.."
재선충에 감염돼 잘려나간 3백 년 된 보호수가
있던 곳도, 제초제 병이 발견된 소나무 숲도
같은 사람의 땅입니다.
제초제 병을 발견한 주민은
"실제 사용된 제초제는 더 많을 것"이라며
조만간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입니다.
이 야산은 다음 달 문을 여는 계명대 동산병원
바로 옆, 아파트단지 바로 뒤에 있어
주민들은 개발을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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