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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욕설, 부당 해고 논란까지 벌어진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소식 지난주 전해드렸었죠?
내부 상황을 들여다봤더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
천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공공시설에서
일반 사기업에서도 나타나기 힘든 일이 벌어진 이유, 윤영균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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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대구시 국감장에서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상임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한 욕설이 공개됐습니다.
◀SYN▶배기철 부회장/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뭐? 계약이 안 돼서 일을 못 해? 00 같은 것들이 무슨.."
이후 직원들에게 보복성 업무지시까지 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배 부회장은 직원들의 무능함을
탓했지만
◀INT▶배기철 부회장/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7천여 건의 유물이 있다. 그렇게 되어 있는데 등록이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오자마자부터 박물관의 제일 중요한 업무가 등록인데 등록이 왜 안 되어 있느냐?"
다른 지역에서도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은 잘 모르는 얘기라고 반박합니다.
◀INT▶A씨/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전 직원
"(배 부회장이) 데이터베이스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한 이해를 잘하지 못한, 이해 부족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다 문서로 출력을 해서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욕설을 들은 직원들이 근무한 곳은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라는 곳으로 크게
비즈니스센터와 섬유박물관으로 구성돼있습니다
(cg)지난 2015년 국비 676억 원과
시비 401억 원, 민자 53억 원으로 만들어졌는데
민자 53억 중 섬유 관련 단체들이 실제 낸 돈은
5억 원에 불과합니다.
천억 원이 넘는 세금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형식적으로는 3년마다 운영할 단체를
공개 모집하지만, 위탁 운영 중이던
섬유산업연합회는 공모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게 내부의 증언입니다.
지난해 재공모를 앞둔 시점의
내부 회의 파일을 보면
그간 어떻게 운영돼 왔는지, 위수탁이라는 것도 형식적 절차에 불과함을 짐작케 합니다.
◀SYN▶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내부 회의 (11월1일)
"일반 사업자가 참여할 이유가 없잖아. 기타의 단체들도 참여할 이유가 없잖아. 그러면 여기가 다시 위·수탁 당사자가 되는데.."
인건비와 관리비, 섬유박물관 운영비 등은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업체들이 내는
임대료로 충당합니다.
(s/u)대구시는 이것으로도 모자랄 경우
부족 부분을 지원한다는 조례를 만들고
매년 12억 원씩 세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경영 능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상황
7명이 거쳐간 상임부회장 자리는
모두 퇴직 공무원 출신들이 맡았고
관리직 직원 상당수는 전현직 시장과 정치인의
보좌관 출신이었습니다.
◀INT▶섬유업계 관계자
"(000 씨는) 다 알죠 섬유업계 쪽에서는, 김범일 시장 비서관 출신이라는 거.. 이 분도 현 권영진 시장 캠프에 계셨던 분.. (이 분은) 옛날 이명규 의원, 산자위 (비서 출신).."
폭언과 욕설 등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구조였다는게 직원들의 생각입니다.
◀INT▶B씨/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전 직원
"이런 조직이, 21세기에 이런 조직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80년대 조직 같은 느낌.. 너무 상하관계도 폭력적인 거 같고.."
직원들의 전문성이 무시되는 가운데
수백억 원을 들여 지은 섬유박물관은
제대로 된 기획전도 몇 건 못하고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INT▶A씨/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전 직원
"대구미술관의 기획전시 하나가 1억2천 정도 든다고 얼핏 들은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는 1년 학예팀 예산이 1억2천만 원입니다"
◀INT▶C씨/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전 직원
"박물관은 대구시민들을 위해서 지어진 거잖아요. 연합회 쪽에서 이렇게 정치적인 이점을 위해서 사적으로 다루는 것을.."
제대로 된 시립박물관을 만들자,
유명한 작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만들자,
대구시는 이렇게 건물 올리기에 열중하지만
정작 천억원 넘는 세금을 들여 지은 건물은
사실상 특정 업계, 퇴직 공무원, 정치인들의
놀이터로 전락한 게 아닌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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