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배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윤영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윤기자(네) 재판관 8명이 모두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군요.
◀END▶
◀윤영균▶
그렇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헌재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 등에서
최순실 씨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러한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안종범 전 수석 등이
구속 기소되는 사태에 이르렀고,
결국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조사 등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점도
탄핵 사유로 들었는데요,
이러한 박 전 대통령의 행위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판단해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얻을 수 있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탄핵 인용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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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에 대한 책임 뿐만 아니라
다른 탄핵 사유도 있지 않았습니까?
◀윤영균▶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것인데요..
헌재는 "세월호 참사는 모든 국민에게
큰 충격와 고통을 안겨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떤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부족할 것"
이라면서도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서
대통령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정치적 무능력이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반했다고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헌재는 다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구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무능하긴 했지만, 무능했다는 이유로 탄핵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전 국장과 과장의
문책성 인사와 장관 면직,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사장 퇴진 압력 등
언론의 자유 침해 의혹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ANC▶
오늘 헌법재판소 주변에서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 집회가 이어졌는데
사망자도 발생했다면서요?
◀윤영균▶
그렇습니다.
탄핵 인용 결정이 난 뒤
일부 탄핵 반대 참가자들은
헌재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헌재로 돌격하자는 주장과 함께
몇몇 참가자는 경찰 차벽 위로 올라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죽봉과 각목을 휘두르고
경찰버스 창문을 부수기도 했구요.
이 과정에서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습니다.
오후 12시쯤 안국역 집회 현장 인근에서
탄핵 반대집회 참가 중이던 72살 김 모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차량을 흔드는 과정에서
소음 측정 차량 위에 있던 스피커가 떨어져
김씨를 덮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안국역 역사 안에서
66살 김 모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어떤 경위로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오전 11시 반 쯤
60살 전 모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71살 박 모씨도 실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측도 부상자가 발생해
의경 7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오늘 서울 지역에
최고 경계 태세인'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각 집회 현장에 2만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탄핵 찬성 집회를 이끌어온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온 직후 참석자들은
청와대 방향 쪽으로 행진을 이어갔고,
지금은 광화문에 집결하고 있습니다.
퇴진행동은 주말인 내일도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20차 촛불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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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반응도 알아보죠.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대구,경북 지역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헌법재판소 선고를
지켜봤겠군요..
◀윤영균▶
그렇습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동성로에서 아예 TV를 설치해
헌법재판소의 선고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그동안 강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17차례의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고 나왔던
참가자는 눈물을 쏟아냈는데요,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반응
연이어 들어보시겠습니다.
◀INT▶김영교/알바노조 대구지부
"우리가 바꾸려고 하니까 바뀔 수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INT▶김성준/대구시민
"저도 뉴스를 통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타당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위기 때마다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또 그에 뜨겁게 화답했던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장사를 하며 TV를 지켜본
상당수 상인들의 얼굴은 어두웠는데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최근까지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집회가
가장 극심했던 구미지역과,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지역 주민 역시
"안타깝다"는 반응이 상당수였습니다.
그럼 서문시장 상인과 달성군 주민 이야기
연이어 들어보시겠습니다.
◀INT▶서문시장 상인
"한 나라의 어버이인데, 가정의 부모가
잘못되어서 울고 있는데 손가락질을 받아도..
(심정이 비슷하다.)"
◀INT▶김성도/대구시 현풍면
"마음이 아프고 몇개월 안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임기마치면) 좋을텐데..."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대통령 당선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대구·경북민들은
환호와 우려, 연민과 애증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교차했습니다.
◀ANC▶
탄핵 심판을 앞두고
국정 공백과 갈등이 심각했었는데
헌재의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제는 갈등 치유와 통합의 길로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윤영균▶
그렇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공직 기강을 점검했는데요..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야기 각각 들어보시겠습니다.
◀INT▶권영진 대구시장
"국론 분열과 국정 혼란의 마침표가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갈등과 대립의 시작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INT▶김관용 경북도지사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할 그 길에 동참해서
대화합과 통합의 길을 만들어 가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이제 민주헌정을 회복하고 적폐를 청산해
국가 대개혁의 길로 나가야 한다"면서
"국정농단 세력을 발본색원하고
재벌 대기업의 총수 등을 처벌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 대책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사드도 탄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책위는 "사드 배치 강행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주민 동의나 국회 동의도 없이 추진된만큼
사드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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