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운하의 경제성: 지금 독일은>
[프롤로그]
운하의 대륙 유럽.
유럽에서도 운하 이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독일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마인강과 도나우강 사이 171km 구간의
마인 도나우운하.
독일에서 가장 최근인 1992년에 건설한
인공 운하다
물류확대, 고용창출, 관광산업 활성화 등
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큰 기대감과 함께
운항을 시작한 지 올해로 17년 째.
이 운하는 독일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고 있는 것인가?
타이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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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1]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뉘른베르크.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 뒤러의 고향이고,
제2차 세계대전 전범 재판이
열렸던 곳으로 유명한 이 도시는
바이에른주 제 2의
상공업 도시이기도 하다.
마인강 지류에 위치한 이 도시는
운하로 마인강과 연결돼
남부 독일의 내륙항만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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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레인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컨테이너들을 옮겨 나르고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형 크레인은
한치의 오차 없이
기차,화물차로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다.
선적된 컨테이너들은
함부르크항 등 큰 외항으로 옮겨져
전 세계로 수출된다.
수입되는 물량 역시
이 곳으로 옮겨진 뒤
독일 전역으로 운송된다.
물류기지가 갖춰야 할
최우선 조건은 신속한 화물처리,
뉘른베르크도 이 조건을 갖추고 있다.
◀INT▶
크리스티앙 쥬델/물류운송담당
(여기는 도로로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회를 할 필요가 없지요.
업주들은 15분이면
고속도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편리한 곳입니다.
우리는 중심 수로로 이어지는
작은 운하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제품을 싣고, 내리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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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에 위치한 뉘른베르크는
1920년대부터
운송기지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마인강과 도나우강을 인공으로 연결하는
MD운하가 건설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교통의 요지였던 이 도시의 발전도
탄력을 받게 된다.
현재 항구를 중심으로
260개 업체가 입주했고,
5천 5백여 명이
물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운하건설 효과를
기대한 업체들이다.
MD운하가 완성된 것은
건설이 시작된 지
31년만인 지난 1992년.
그렇다면 운하는 주변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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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남쪽에 있는
an der Lande(안 데어 렌데) 공단.
공단에는 자동차부품 업체를 비롯한
다양한 업종의 8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철강, 알루미늄 등 금속제품의
표면을 코팅처리하는 한 업체.
제품의 표면에 녹이 슬지 않도록
얇고 매끈하게 특수처리하는 기술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INT▶
라이너 쉐페라트 대표/BBL
(이것은 자동차 업체나 기계업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품입니다.
저희 회사에서 BMW와 같은 자동차의
부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BMW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와 같은
유명 자동차회사의 대부분의 제품들을
생산해서 납품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설립된 지는
올해로 10년째이지만,
공장 시설은 이제 일년 남짓 된
새로운 설비들이다.
마무리 도장작업을 제외한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최신 설비에서
만들어진 완제품들은
신속을 요하는 것들이 많아
대부분 도로를 통해 운송된다.
◀SYN▶
운송회사 관계자
(이 부품들은 지게차의 운송배터리를
보관하는 공장 건축 현장으로
현재 공사에 필요해서
신속히 운송되어야하는 부품들입니다.
이런 운송물은 큰 화물운송차보다는
소형 운송수단이 더 편리합니다)
운송수단을 결정하는 것은
제품을 생산한 이 업체가 아니라
제품을 주문한 고객업체들.
바로 옆에 운하가 있지만
운송수단으로
운하를 선택하는 업체들은 많지 않고
갈수록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INT▶
라이너 쉐페라트 대표/BBL
(질문-운하가 있는데 왜 운하를 이용하지
않는가?)
(다 그렇다고 일반화시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 있는 업체들 가운데
운하를 이용하지 않는 업체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생산공장 주변에 운하가 있으면
당연히 편리하겠지만
운하를 이용한다고 해도
이용율은 전체 업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원재료에서 완제품까지,
첨단산업이 주종인 공단의 성격에
운하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INT▶
운송회사 관계자
(운하로 운송되는 제품들은
긴급운송이 아닌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대량 운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대량운송을 할 경우에는
운하가 가장 신속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운송수단이지만
여기 이런 부품들을 운송하는데는
현재로선 운하가 적절한 운송수단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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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에서 운하를 따라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레겐스부르크 항.
MD운하 가운데 도나우강 유역 운송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항만기지다.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이 곳을 통해
독일 전역으로 운송되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큰 물류회사인 '레누스'가
이 항만기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레누스는
물류회사로서의 기능 극대화를 위해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강철 코일을 절단하고
세공작업을 하는 이 업체는
'레누스'측으로부터 공장 땅을 지원받아
이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공작업을 거친 완제품들은
'레누스'가 정해주는 운송 수단을 통해
독일 전역으로 운송되는데
주요 운송수단은 철도와 도로다.
◀INT▶
리처드 거그/입주업체 사장
(마지막으로는 전체판을
나사로 고정하는 작업을 하고
무게를 재고 포장을 한 후
기계에서 운반이 됩니다.
이것들은 철도나 화물차를 통해 운송됩니다)
1910년대부터
이 곳에 자리를 잡은 '레누스'는
운하가 건설된 초기에는 운하를 통해
농산물을 많이 운송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운송되는 주요 제품이 바뀌면서
운하도 점차 그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INT▶
프란츠 바우어 지사장/
레누스 레겐스부르크 지사
(중요한 것은
레누스-레겐스부르크가 맡고 있는 영역은
65-70%가 철강 생산물 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있었던 농산물은 이제 없습니다.
이젠 철강생산물이 주류입니다,
따라서 레겐스부르크에서 이용되는
운송수단도 화물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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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운하 주변 항만과 공단에서 나타나는
운송 시스템의 변화 추세는
뉘른베르크 항만기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INT▶
유르겐 그레스가우/뉘른베르크항 영업이사
(총 물류량이 13만 3천톤 인데,
운하를 통한 물량이 5천톤 정도이다.
이러한 물량들은 대형 화물들로
석탄,돌, 모래, 혹은 화학비료 등입니다)
전체 물량 가운데
5%만이 운하를 통해 운송되고,
철도 이용이 25%,
도로를 통한 운송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뉘른베르크 항은
430억원을 투입해
도로와 철도가 연계되는 운송시스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NT▶
유르겐 그레스가우/뉘른베르크항 영업이사
(철도가 통과하는 영역에
터미널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철길, 도로, 수로 등
세가지 운송수단을 유치할 계획인데
이같은 확장 건설계획은
아주 전망이 밝다고 봅니다)
MD운하 건설로
도로와 철도,운하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로
MD운하 최대 내륙항구이자
물류기지가 된 뉘른베르크.
운하의 최대 수혜지인 이 곳에서 조차도
운하의 기능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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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레겐스부르크 주변 운하 갑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운항 도중 속도를 내던 선박이
갑문 교각을 들이받은 것.
교각과 연결된 가스라인에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선박은 물론 교각 위에 있던 자동차까지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운하를 이용하던 다른 선박들에도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INT▶
클라우스 호베르그 회장/
뷔르츠부르그 선박회사 협동조합협회
(선박들이 운항을 못하니까 문제지요.
그로 인한 손실이 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고지점인 레겐스부르크에
우리회사 선박 10대가 운항을 못하고 있습니다.
총 만 8천 유로의 비용손실이 예상됩니다.)
레겐스부르크 항만의 선박 운항은
이곳 뷔르츠부르그 수로국의
관리를 받는다.
◀SYN▶
뷔르츠부르그 수로국 갑문실
(여기는 뷔르츠부르크항 갑문실이며
3개의 수문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뷔르츠부르크 주변지역,
또 다른 수문들은
이쪽과 저쪽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배를 모니터로 볼 수 있습니다.
사고지역은 4일동안 봉쇄됐다가
운항이 제한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충돌한 교각은 없애고 다시 건설해야 합니다)
◀INT▶
하인리히 쇼프만 국장/뷔르츠부르그 수로국
(마인강에서 파사우까지의 구간에서 해마다
250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운하에서 운행되는 배들은 늘
물의 조류로 인해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배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충돌사고 뿐만 아니라 운하 구간에서
선박이 운항을 못하게 되는 사태는
운하의 효율성.경제성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NT▶
하인리히 쇼프만 국장/뷔르츠부르그 수로국
(겨울에 도나우 운하는 매우 춥습니다.
얼음이 얼면 배들이 다닐 수가 없습니다.
2년 전에는 4주동안 배들이
운항할 수 없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매년 100-150만 유로를
운하 관리비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INT▶
클라우스 호베르그 회장/
뷔츠부르그 선박회사 협동조합협회
(얼음이 얼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워놓아야 합니다.
날씨가 어떻게 될 것인지
기상정보를 미리 듣고 알고 있어야 하며
온도가 많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배를 라인강이나 도나우강 주변에
정박을 해놓아야 합니다.
다른 운송수단으로 대체하며 이동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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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운하 구간인 뷔르츠부르크 갑문.
유람선 몇 척이 갑문 주변에 정박해 있다.
3월 중순이지만 운항을 하지 않는다.
이 지역은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운항을 하지 않는다.
승객이 없어 휴가철이나 따뜻할 때만
운항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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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독일을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빈다.
도시의 영광을 상징하는
승리의 표지 브란덴부르크문.
독재자 히틀러에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상징물 등
도시 중심부에 있는 건물 하나 하나가
유명한 관광명소다.
도시 중심부를 따라 조성된 운하에
유람선들이 운항하고 있다.
유람선 안을 가득 매운 관광객들,
음료수도 마시고 사진 촬영도 하면서
관광을 즐긴다.
◀INT▶
파쇼타/독일 함부르크
(유람선 관광은 조용해서 좋고
음료수도 마시며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공기도 신선하고
모든 것이 여유있게 천천히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버스가 정체되거나
트럭이 옆에 서 있는 것보다는
물위에서 훨씬 더 멋진 경관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INT▶
크리스티나/영국 관광객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시내 곳곳을 볼 수 없었는데
중요한 것들을 아이를 데리고
한 눈에 다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재미있고 마음에 듭니다.
산책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전거로는 애를 데리고 다닐 수가 없거든요)
베를린 지역에서는 통일 이후
유람선을 타고 시내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유람선 관광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INT▶
하딘스키/유람선 선장
(통일이 된 후 독일 전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늘었습니다.
여기는 1시간 구역입니다.
박물관 구역, 정부관사 건물 등을
구경하기에는 적당한 시간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베를린과 같이
관광상품이 풍부한 몇몇 대도시를 빼고는
운하를 통한 관광상품의 인기는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변화를 좋아하고
역동적인 젊은 세대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굳이 유람선 관광을 하지 않아도
다양한 레져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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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운하 수문이 있는 남부 독일의
작은 마을 베일링 그리스.
MD 운하가 완공된 지난 1992년
마을 주민들이 운하에 걸었던 기대감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감은
과연 이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주민들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얘기한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INT▶
크라우스 요셉/마을주민
(처음 몇 년동안은 관광객들이 꽤 많았는데
이제는 절반으로 줄었다.
관광상품 개발에 힘을 써야한다.
마을 주민들이 느끼는 건
별로 달라진 게 없다)
◀INT▶
코브라스/마을 주민
(일자리 창출 효과는 별로 없었다.
예전과 그대로이다.
일부 회사는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큰 변화는 없었다)
뉘른베르크를 비롯해
MD운하 구간에 있는 도시들은
운하건설 초기에 반짝했다 식어버린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추세를 따라잡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INT▶
하롤그 브로저너 국장/뉘른베르크시 관광부
(뉘른베르크 시에는 현재
관광개발 산업을 위한
새로운 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람선 여행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독일은 사회 전체가 고령화되고 있지만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유람선 관광을 즐겨합니다.
이들을 위한 편안한 여행상품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 면 전 환---------------
운하건설의 경제성을 따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운하 건설에 드는 엄청난 비용 때문이다.
자연하천이 없는 지역을 연결해
인공적으로 운하를 조성할 경우
첨단기술을 동원한 특수시설이 필요하고
이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필요로 한다.
벨기에 몽스지역의 명소인
스트레피 티유 보트리프트.
높이 117미터, 총중량 30만 톤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용 엘리베이터다.
에스코강과 뫼즈강을 연결하는
상트르 운하 구간에
최첨단 공법을 동원해 설치한
현대식 운하용 리프트다.
선박이 진입하면
물이 들어있는 컨테이너에 선박을 싣고
73미터 높이를 6분 만에 오르내리는데,
기계실에 설치된 케이블에 의해
컨테이너가 조정되는 원리다.
◀SYN▶
홍보 담당자 설명 싱크 (추후삽입)
지난 1982년 착공해
20년만인 2002년 개통된
이 시설의 공사비는 5억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8천억원에 이른다.
최대 수용 능력은
연간 천만톤에 이르지만
실제 이 곳을 오가는 교통량은
20% 수준인 200만 톤에 불과하다.
운하 이용률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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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피 티유 리프트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를 가면
브뤼셀-샤를루아 운하 구간의
또 다른 명소
롱퀴에르 인클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철로를 깔아
배를 밧줄로 끌어올리는
방식의 이 리프트는
높이 67.5미터 차이를 오르내리는데
45분이 걸린다.
지난 1968년에 완공된 이 시설 역시
벨기에 정부가
운하를 비롯한 수로의 현대화를 위해
비용을 투자한 시설이다.
현재 이 곳을 통행하는 화물은
50% 이상이 산업용 석탄이고,
첨단제품이나 다른 공업제품은
도로나 철도를 이용한다.
벨기에 전체 운송량 가운데
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안팎,
벨기에는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운하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어느 정도의 경제성을 담보해낼 지는
미지수다.
---------장 면 전 환-------------------
동부 독일 마그데부르그 지역에
위치한 엘베-하벨 운하.
엘베강 중심으로
남북으로 흐르는 물길과
동서로 흐르는 물길이
교차하면서 만나는 이 곳에
세계에서 가장 긴 918미터 길이의
운하 고가수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른바 배들이 다니는 고가도로인 셈인데
지난 2003년 이 시설이 완공되면서
엘베강을 통한 자유로운 선박 운항이
가능하게 됐다.
◀INT▶
페트리히 쿱 국장/마그데부르크 수로국
(4천톤의 선박 화물운송이 가능해졌으며
185미터 길이, 12미터 넓이의
하역장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4년 반 전부터 고가수로가 건설된 이후
이 곳을 통해 만 대의 배가 운항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건설된
운하 관련 시설들은 이전과는 달리
첨단공법이 동원된 현대식 시설이어서
엄청난 건설 비용이 든다.
규모까지 크기 때문에
경제성을 담보하기가 불투명하고
때문에 정부가 비용을 댈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INT▶
호르스크 클리마이어 국장/
바이에른주 경제건설교통부
(운하건설은 자동차,도로와는 달리
운하수로,인프라 등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운하건설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수로가 매우 길고
오랜 기간의 공사를 거쳐서
완공되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민자자원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장 면 전 환-------------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는 운하사업은
직간접으로 그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장 중요한 분야는
직접적으로 물류 운송 편익을 얻는
경제적 효과일 것이다.
운하 구간에 조성된
항만기지에서 볼 수 있듯이
물류시스템의 대세는
이제 컨테이너 화물이 주류다.
하지만 MD운하 구간에서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찾아볼 수 없다.
석탄, 폐철 ,곡물 등
이른바 '벌크 화물'로 불리는
화물을 싣고 다니는
화물선만 눈에 띌 뿐이다.
그렇다면 컨테이너 화물선은
어디에 있을까?
-------장면 전환----------------------
독일 뒤스부르크 항구 컨테이너터미널.
서부 독일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컨테이너 터미널이다.
컨테이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옮겨 싣는 지개차들의 움직임이 쉴새없다.
독일 수로운송의 핵심인
라인강과 연결돼 있어
컨테이너 화물선도 이곳으로 몰려온다.
◀INT▶
클라우스 게하르트 대표/
뒤스부르크항 컨테이너 터미널
(뒤스부르크항은 철도,도로,수로로 연계된
통합 운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 운송수단을 통해 수송된 컨테이너들을
이 곳을 통해 독일 전역으로 운송된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대부분 철로나 도로로 수송되고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늦은 밤 어둠을 뚫고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 한 척이
천천히 항만으로 들어온다.
당초 도착 예정이었던 저녁 8시를
두 시간 이상 훌쩍 넘긴 시각이다.
터미널 직원이
선적된 화물이 제대로 도착했는지
화물선 선장이 제시한 서류를
꼼꼼히 확인한다.
----관련 싱크 삽입-------------
확인작업이 마무리되자
대형 크레인이
선적돼있던 컨테이너들을 하나씩
터미널 쪽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온 이 화물선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해서인지
작업이 끝나는 대로 쉬지 않고
바로 떠날 채비를 해야한다고 한다.
-----장면 전환-------------------------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은
전체의 80%가
라인강 본류에서만 다닌다.
마인강과 도나우강을
인공으로 연결한 MD운하를 비롯해
라인강 지류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INT▶
토마스 왈트뮬러/뒤스부르크항 컨테이너 터미널
(컨테이너를 가득 채워서 라인강을 건너는게
일반적인 수로운송 방법이다.
로테르담, 안트베르펜 등
다른 항구에서 오는 컨테이너선들은
모두 대량운송이다.
만약 라인강 지류에 들어오려면
컨테이너를 일부 내려야 한다)
수송시간이나 경제성 모두가
맞지 않다는 얘기다.
◀INT▶
토마스 왈트뮬러/뒤스부르크항 컨테이너 터미널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뉘른베르크 등 인공운하 구간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경제성도 없다)
------장면 전환-----------------------
마인강과 도나우강을
인공으로 연결한 MD운하는
총길이 171킬로미터에
16개의 갑문으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운하 건설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도시는
바이에른주 제2의 도시 뉘른베르크.
MD운하의 가장 중요한 내륙항만기지인
뉘른베르크는
내륙항만 조성으로 경제부흥을 꿈꾸는
대구시와 유사한 점이 많다.
◀INT▶
하롤그 브로저너 국장/뉘른베르크시 관광부
(뉘른베르크는 오래된 상업도시이며
중세부터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이런 장점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지역내의 도로망은 물론,
철길,수로, 하늘길이 연계되는
유럽의 중심 교차로지점으로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실제 MD운하 건설로
뉘른베르크를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에
발전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INT▶
호르스크 클리마이어 국장/
바이에른주 경제건설교통부
(새로운 지역들이 많이 건설되었습니다.
에어랑엔,퓌어트,디푸르트 등을
예로 들 수 있고,
그 외 많은 지역들이
모두 새로 건설되었습니다)
하지만 3조 6천 6백억원이라는
엄청난 공사비를 투입해
30여 년 걸려서 완공한 MD운하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운항 10여 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보면
경제성에서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경제성의 핵심인 물류운송 효과 축소가
운하의 입지를 갈수록 위축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INT▶
하이너 하우타우 교수/독일교통 연구협회
(가장 빈번히 이용되는 것은 도로 운송으로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다음이 철도이고, 마지막이 내륙선박으로
11%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륙 수로에는 수용량이 남아돌지만
교량, 수심, 수로 등 많은 제약 요인으로 인해 도로,철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약하다고 봅니다)
운송되는 화물의 성격, 종류가
달라진 것도 요인이다.
석탄,곡류 등 운하를 이용해
주로 운송되는 벌크 화물이
거의 사라졌을 뿐 아니라
운하 주변 공단지역 역시
첨단산업 위주의 하이테크 제품이
많아졌기 �문이다,
◀INT▶
호르스크 클리마이어 국장/
바이에른주 경제건설교통부
(하이테크 제품들은 아주 비용이 비싸며,
화물로 운송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운하는 대부분 장거리 운송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MD운하 조성 당시 물류 효과를 기대하며
항만 기지에 자리를 잡은 기업체들은
이제 운하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
독일의 산업구조가
신속하고 정확한 운송을 원하는
하이테크 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가장 적합한 운송수단을 택해야 하고,
때로는 고객들이 직접
운송수단을 결정하기도 하는 것이
현재의 물류운송 시스템.
운하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적합하지 않은,
한정된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어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INT▶
라이너 쉐페라트 대표/MD운하 주변
입주업체
(원재료는 자동차로 운송돼 이 곳에 오고
완제품으로 배송될 때도
역시 자동차로 운송됩니다.
이것은 세계 어디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희들이 고객들이 화물운송을 하든,
항공이나 운하를 이용하든
모든 운송수단이 가능합니다.
실제로는 자동차를 이용해
도로로 운송을 합니다.
개인화물이나 화물운송,
아니면 고객 각자가 자동차로
운반하는 것이 대부분 입니다)
운하의 나라 독일에서조차 운하가
경쟁력을 갖는 곳은 라인강이 유일하고,
나머지 운하들은 투입된 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INT▶
하이너 하우타우 교수/독일교통 연구협회
(우리가 라인강을 두고 말한다면
컨테이너운송,개별화물 운송과 같은 것을
할 수 있기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지만
그 외 다른 독일의 수로들은
그렇지가 못하다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운하는 대량운송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MD운하 구간의
뉘른베르크 항만기지를 통해
처리되는 물동량은
한해 600만톤 정도,
항만 건설 초기에 예상한
천 500만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뉘른베르크 항만기지가
철도와 도로 위주로 구성된
새로운 물류운송 시스템에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도
업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운 업체들이
더 이상 입주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입주 업체들까지
이전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장 면 전 환--------------------
운하의 직접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171km 길이의 운하를 관리하는 인원이래야
고작 380명이다.
독일 수운연합회가 2004년에 파악한
독일 전체 7천 300킬로미터 수로를
이용하는 내륙운송 관련 기업 수는
대략 천 100여개.
CG
(일반 화물운수 회사 672개,
가스와 유류를 싣고 다니는
탱크선을 운영하는 회사는 184개,
유람선 등을 포함해 수로를 통해
승객을 실어 나르는 회사는 310개,
벌크선을 운영하는 회사는 43개.)
회사에서 일하는 고용인원은
7천 600여 명으로
한 회사에 7명 남짓이다.
인구 8천만 명이 넘는 독일에서
만 분의 일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
운하와 직접 연관돼 일을 하는 셈이다.
-----장면 전환---------------------------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운하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선박업주들의 위기감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운하사업에
투자를 더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INT▶
클라우스 호베르그 회장/
뷔츠부르그 선박회사 협동조합협회
(하나의 수문보다는
이중 수문을 설치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면 다른 배들을 추월해서 갈 수도 있고
관광객들을 실은 유람선 노선도
순조롭게 오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제효과 속에
새로운 투자 요구까지 감당해야 하는
독일 정부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 면 전 환-------------------
(결론)
유럽에서 운하 이용률이 가장 높아
운하의 나라로 불리는 독일.
독일에서 운하가 발전되고
지금까지 이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라인강이 있기 때문이다.
라인강을 중심으로 한 루우르 공업지대에
석탄과 철강산업이 발달하면서
이를 실어나르기 위해
내륙 수운인 운하가 발달했고,
이것이 근대 독일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근대 독일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INT▶
짜치하르 교수/브레멘대학 해상경제학과
(라인강에서 뒤스부르크로,
그리고 독일 전역을 가로질러
베를린 오더강까지 연결되는
운하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서쪽과 동쪽을 연결하눈
루우르 지역 운하도 있는데
라인강을 통해 철강과 석탄을 운반했습니다.
하지만 석탄은 현재 운송이 안되고
오히려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동유럽지역에서 물건을 싣고
서유럽으로 들어와도
빈배로 돌아가기가 일쑤다.
MD운하 완공 직전에 독일이 통일되면서
MD운하가 담당할 걸로 예상했던
북해에서 흑해로 이어지는 물동량은
운하를 거치지 않고도
더 빠르게 이동되고 있다.
때문에 독일은 이제 더이상
새로운 운하를 건설하지 않는다.
◀INT▶
하이너 하우타우 교수/독일교통 연구협회
(독일에서는 더이상
운하를 건설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설된 운하들은
엘베강 쪽이었는데,
그 곳은 정치적으로
독일이 동서독으로 분단돼있을 때
제한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그 다음이 마인-도나우 운하로
독일의 마지막 운하건설 프로젝트였습니다)
관광산업으로서의 운하 역시
그 매력을 갈수록 잃어가고 있다.
제대로 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일부 대도시 지역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운하 관광은 일년에 절반의 운행으로
한해를 꾸려나가야 하는 한계에 부딪쳐
경제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장면 전환----------------------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경제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독일에서
새로운 운하건설은
더 이상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이미 건설해 놓은 운하 역시
힘들지만 떠안고 갈 수 밖에 없다.
지금의 난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하 중심으로 형성된 물류기지에
다른 운송시스템을 연계시켜
운하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경쟁력과 경제성에서 뒤지는 운하를
유지하고 관리해야하는
독일 정부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