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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엄마는 굶어죽고 아이는 탈진

최고현 기자 입력 2002-02-04 18:15:04 조회수 0

◀ANC▶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고
하시겠습니만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한 아파트에서 40대 주부는 굶어 숨지고
12살난 딸은 굶어 숨진 엄마 옆에서
거의 탈진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최고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어제 오후 40대 주부는 굶어 숨진 채로,
12살난 딸은 굶어 탈진된 채 발견된
대구시 수성구의 한 아파트.

(S/U)냉장고문을 열어봤습니다.
냉장고 안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김치 한조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싱크대에는 빈 물통만 가득 쌓여 있어
주린 배를 물로 채웠음을 짐작케 합니다.

숨진 40대 주부는 지난 97년 동거하던 남자와
헤어진 충격으로 정신질환을 앓아오면서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에게, 오는 전화를 받지 말라고
적어놓은 전화기 옆 메모와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지 말라는 메모가
사람을 멀리한 모녀의 삶을
짐작케 해 줍니다.

◀INT▶ 이웃주민
(오랜만에 사람이 왔길래 인사를 갔더니
막 소리지르면서 오지 말라고--)

두 달 전 친정식구를 떠나 딸과 함께
이 아파트로 온 이 주부는
12살난 딸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물도 나오지 않는 집안에만 가둬둔 채
굶어 숨진 것입니다.

◀INT▶ 정서용 형사
대구수성경찰서
(딸이 탈진된 상태로 겨우 인터폰을 들고
엄마가 죽었다고 관리소에 신고--)

다행히 12살된 딸은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INT▶ 가족
(애가 며칠째 아무것고 못먹어서 탈진-)

이들 불행한 모녀는 도움의 손길이 닿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INT▶ 조정미 사회복지사
범물종합복지관
(주변 분들이 미리 알리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막았을텐데 안타까워요.)

MBC뉴스 최고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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