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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된 지 반세기가 넘게 지났지만,
일제시대 때 조국독립을 위해 싸우던 분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3·1절을 맞아 한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을
윤영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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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5살인 정희영 할아버지의
한 달 수입은 50만 원도 채 안되지만,
아직도 부양해야 할 가족은 4명이나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부인은 중풍을 앓고 있고
다른 두 명의 가족에게는
또 장애마저 있습니다.
일제시대 때 경북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하던 증조부는 일제에 잡혀 처형당했고,
조부는 일본군과의 싸움에서 전사했습니다.
그 때문에 정 할아버지는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받지 못했고, 많던 재산은
모두 압수당했습니다.
해방이 됐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INT▶정희영/대구시 상리동
(벼르던 광복이 됐지만 허사더라)
그러나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의병장이었던 증조부와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애국·애족의 정신만큼은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증조부와 조부는 물론이고
이들을 따랐던 이름 모를 의병들의 위패도
옥상 방에 소중히 모시고 있습니다.
고향인 영천에 사당이 있지만,
관리할 사람이 없어 위패를 집으로 옮겨온 것입니다.
◀INT▶정희영/대구시 상리동
(자손이 못살아 모셔왔다)
해방 이후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친일파들이
여전히 권세를 누리며 사는 동안
수 많은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은 그 그늘에서
지금까지 가난을 대물림하며 살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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