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이재명 대표가 85%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여야 지도부가 모두 새롭게 꾸려진 만큼, 정치권의 협치가 제대로 이뤄질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초 25일에 여야 대표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된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회담 생중계’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계속되고 있어 여야 대표 회담이 언제쯤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시사ON '월간정치'에서는 여야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예정된 여야 대표 회담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당 대표 회담이 물론 이재명 대표의 코로나 확진으로 원래 예정됐던 일정에서 연기됐습니다만, 연기되기 이전에도 생중계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하며, 정말 회담이 될 건지 안 될 건지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당대표 회담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 박 실장님께서는 회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글쎄요. 여러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예를 들면 TV 생중계 문제도 그렇습니다. 생중계겠죠? 저는 찬성해요. 회담하는데 중계방송을 왜 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정치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1960년대 존 F. 케네디가 나왔을 때 TV 토론이 처음이었어요. 새로운 거였죠. 정치가 발전하려면 이런 것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자극적이고 부작용이 있다면 다음에는 안 하면 되는 것이고, 여러 번 만나야 할 테니 한 번으로 모든 걸 결정할 수는 없잖아요.
형식적인 측면이나 내실적인 측면에서는 김현권 의원님도 말씀하셨듯이, 한동훈 대표가 과연 윤석열 정권하에서 당 대표로서 독자성을 구축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겠죠.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는 지금부터 시작일 겁니다.
만약 이재명 대표를 설득하고 양보했던 부분을 성취해 낸다면, 특검법이든 격차 해소든 실적을 낸다면 한동훈 체제는 공고해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동훈 체제도 오래가기 어렵겠죠. 지금 기로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회담과 토론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토론도 할 수 있고 회담도 할 수 있지만, 자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동의합니다. 국민 앞에 두 분이 함께 자주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번에 회담하자고 하면서 그걸 생중계로 하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회담은 조용하게 속내를 터놓고 해야 할 얘기도 있고, 정치라는 게 주고받는 것인데, 그걸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회담은 회담답게 하고, 필요한 토론이 있다면 100분 토론 같은 프로그램에서 하면 되죠. 우리처럼 이렇게 해도 되고요.
[김상호 사회자]
두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번 회담은 그냥 시작으로 한번 해보고, 더 필요하다면 비공식 회담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으로 보이네요. 박 실장님께서는 이번 회담에서 두 당 대표가 구체적으로 합의해서 결실을 보는 내용을 끌어낼 거라고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양쪽이 다 잘하면 좋겠지만, 첫 만남이니까. 국민들은 이런 게 있죠. 저 사람들의 속내까지 한번 보고 싶다는 게 있어요. 그럼 정치가 발전하려면, 타협할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해 보자는 것도 우리가 올림픽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듯이 하고 싶은 거죠.
[김상호 사회자]
그런데 반대하시는 분들은 지금이 말 잔치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죠.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렇죠.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대란을 어떻게 할 거예요? 일을 벌여놓고 손 놓고 있잖아요. 요즘 병원에 가본 사람들은 갔다 와서 진짜 환장하겠다고 해요. 당장 급한 사람들이 대책이 없으니 이런 의료대란 문제를 두 분이 만나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일단 회담하고, 토론은 나중에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제일 먼저 추진해야 하는 핵심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오히려 민주당도 참 안 됐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 보면. 의석수는 굉장히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그만큼 높은 지지를 보내서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데도 실제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잖아요.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입법밖에 없는데, 입법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지 못합니다.
민생 지원금 25만 원도 거부권을 행사했고, 쌀값이 떨어졌다고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대책을 마련하자고 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지금 거부권 행사의 정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민주당이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도 참 답답한 상황이구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재명 대표 2기 체제는 이제 그 능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게 이재명 2기 체제의 가장 큰 숙제이자 딜레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 실장님께 이걸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계속 이야기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2기 체제에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사법부의 스케줄이 있는 것이죠. 지금 9월, 10월 초쯤이면 1심 판결이 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이재명 1인 체제가 완성된 순간이, 이재명으로서는 정점일지도 몰라요. 냉정하게 본다면, 솔직히. 대선 가도에 여러 가지 좋은 징조도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사법 리스크죠.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법적인 측면에서는 예외가 없을 수 있어요. 아까 김현권 전 의원님도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에 대해 약간 논평하셨지만, 그런 논평이 나올 정도로 이재명 당대표도 명백히 리스크를 갖고 있는 것이에요. 기술적으로 이걸 연장해서 다음 대선까지 유죄 확정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오지 않게 하고, 대통령이 되어 나중에 문제를 해결한다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또 한편으로 보면, 일극 체제가 완성됐다는 부분의 이면에는, 온건파가 사라졌다고도 하지만, 숱한 인재들이 민주당 내에 있잖아요. 지금 반명이나 비명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 하는 것이죠. 갑자기 정치를 안 하느냐, 제가 보기엔 그건 아니죠. 지켜보고 있을 수 있죠.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보고, 어떤 순간에는 다시 등장할 수도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이재명으로서는 리스크 관리가 이제부터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부분은, 길어지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한동훈 대표와 협의를 한다든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든가 하면서 본인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도를 포용하는 그런 정치적 정통성을 확보해 나간다면, 재판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탄핵안 빼고는 다 통과시킬 수 있는 국회, 모든 법안을 거부할 수 있는 대통령, 법안이 안 되면 어떤 정책도 실현할 수 없는 정부. 정말 서로 맞물려 있는 상황인데 계속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거덜 나는 건 나라와 국민의 민생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소모적인 상황을 해소하려면 두 분 생각에는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두 분 말씀 듣고 오늘 이 시간은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래서 저는 한동훈 대표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야당과 대통령 사이를 조정하고 결과를 만들어내고, 서로를 설득하는 게 여당 대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국민의힘의 당원들과 많은 국민이 한동훈 대표를 만들었다면, 한동훈 대표가 역할을 해서 대한민국 정치에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합니다. 그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충돌이라는 측면은 크게 보면 나쁜 건 아니죠. 한쪽으로만 쏠린다면 그게 국민의 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니, 입법부와 행정부가 충돌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에요.
다만 김현권 전 의원님께서 아까 말씀하셨듯이, 지금 의료 개혁 같은 부분들이 손을 놓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적인 드라이브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입니다. 의료 개혁 부분을 민주당과 협의해서 정치적 압박이나 양보를 통해 의사들을 설득할 방안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국민연금 같은 경우도 총선 직전에 1%포인트 차이로 무산됐지 않습니까? 거의 다 합의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정리 정돈했으면 좋겠어요. 복잡하게 문제를 끌고 가지 말고,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금리 문제나 세제 문제 등도 풀 수 있는 역량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매달 월간정치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모시고 오늘도 정치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