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포항시는 폐철도를 활용한 철길숲의 성공을 계기로 걷기 좋은 녹색도시 포항을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포항의 도로 시설물은 사람 중심, 보행자 위주가 아닌 곳이 많습니다.
아직도 차량 통행 속도를 높이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닌지, 이규설 기자가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정류장! 포항에서 죽도시장과 함께 이용객이 많은 곳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길 건너 '그랜드에비뉴' 쪽으로 가보겠습니다. 먼저 버스 승강장의 툭 튀어나온 기둥이 통행을 방해합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돕니다.
여기를 빠져나온 뒤 길을 건너려면 횡단보도를 ㄷ자 형태로 지나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횡단보도 대신 도로를 가로지르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택시 기사▶
"대부분이 바로 오죠. 횡단보도 없는 쪽으로 직진해서 이렇게 건너오는 사람들은 소수라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터미널 앞 횡단보도에선 보행자와 진입하려는 택시가 뒤엉키는 아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보행자 신호가 켜져도 마음 놓고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다음은 포항 6거리 리플러스마트 앞 사거리!
영화관과 불종거리로 이어지는 길목이어서 보행자가 많은 곳이지만, 횡단보도는 3곳에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불종거리 쪽으로 가려면 횡단보도 두 개를 건너거나 동빈사거리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무단횡단하는 시민들도 많습니다.
◀김명자 포항시민▶
"횡단보도 하나 있으면 시민들한테 좋죠. 그리고 우리도 시장 가고 어디 가고 하면 저리로 뺑 돌아가느니 이리로 바로 가면 좋죠"
새천년대로와 관세청 앞 도로 등 차량 통행이 많은 주요 도로는 보행자 배려가 부족한 곳이 더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포항시 우현동 포항고 입구 교차로!
이곳 역시 4거리지만 횡단보도는 3개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정작 아파트 단지 입구와 버스정류장 앞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실정입니다.
사람 중심, 보행자 위주로 교통시설물을 설치해야 하지만 여전히 포항은 차량 통행 속도를 높이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일 포항시의원▶
"저희 중앙동은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데 이게 차량 위주에서 보행자 위주로 바뀌어야 되지 않겠나 저는 그렇게 봅니다"
포항시 양덕동 LH사거리에서 법원 방향 도로에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길을 걸어보면 보행자 위주의 도로 설계가 왜 필요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교통 정책의 흐름은 차량은 후순위, 사람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운전자이기 전에 보행자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mbc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