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1월 27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종로 현역 의원인 최재형 의원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11월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 의원과) 식사하면서 말씀을 드렸는데 최 의원이 인품이 좋아서 하 의원이 나오는 걸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고 했다"라며 "페어플레이하자고 이해했고 종로가 당내에서도 험지라는 데 이견이 아무도 없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종로 사수 없이 수도권 정당은 될 수 없다"며 "종로가 우리에게 어려운 지역인데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해서 저라도 깃발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도 상의했다고 밝혔는데, "제가 지난번 서울 출마 선언할 때 당 조직을 관장하는 분과 상의했다. 종로에 마땅히 내정된 사람이 없다길래 제가 경쟁에 뛰어들어 보겠다고 한 것"이라며 "일부 지도부와 상의했고 상의를 못 한 지도부도 있다. 최고위원회가 혁신위에 계속 맞서서 제가 현 지도부를 계속 때린 게 있어 제게 불만도 좀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종로가 험지가 아니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원래 종로가 최근에 보면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도 나왔다. 그때는 종로가 험지라는데 이견이 아무도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한 장관은 나름 탐문해 보니까 종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나온다 그러면 그땐 페어플레이한다. 누구하고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에 대해서 당 안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월 27일 자신의 SNS에 "종로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곳인데 주사파 출신이 갈 곳은 아니다"라며 "출마는 자유지만 착각이 도를 넘는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야당 의원 자리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당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한 것은 집안싸움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유상범 국회의원은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결국은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라며 "험지 출마를 하신다고 처음에 딱 깃발을 드셨는데 지금까지 우리 당의 중요한 지역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당선되지 않거나 또는 우리가 과거에 당선했다가 상당 기간 빼앗긴 그런 데서 3선, 다선자로서 한번 경쟁력을 보이겠다는 걸로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 의원의 경쟁력은 논외로 두더라도 일단 명분적인 측면에서 하 의원이 처음 '부산이 아닌 수도권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얘기와 좀 결이 다르기는 하다. 아마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은 고심이 필요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해운대갑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1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종로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당선됐지만, 이 전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에서 물러나면서 2022년 3월 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후보자를 내지 않았고,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당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