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창단 이후, 같은 해 4월 2일 당시 안양LG를 상대로 창단 1호 골을 기록한 오주포의 득점을 시작으로 대구FC는 20년이 넘는 시간, 역사적인 여러 득점의 순간들을 선사했고, 1,000득점이라는 대기록의 관문도 통과했습니다.
팀 통산 득점을 기준으로 이미 지난 2021년 FA컵 결승전에서 세징야가 1,000호 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당시 경기는 그 결과 때문에 이런 의미도 다 크게 남겨지지 못했습니다.-
부진을 거듭하던 2024년 여름, 8경기 동안 이어지던 긴 무승 행진의 끝자락에서 펼쳐진 8월 16일 27라운드 김천상무와의 홈 경기, 후반전 DGB대구은행파크를 열광시킨 선취 골이자, 결승 골은 세징야의 발끝에서 터졌습니다. 그리고 그 득점은 대구FC의 K리그 통산 1,000호 골이기도 했죠.
팀의 역사적 순간, 거의 모든 득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팍의 왕' 세징야는 다시 한번 본인의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지독한 아홉수 탓인지, 길게 이어졌던 팀의 부진까지 날려버린 한 방에 이어 세징야는 이 경기에서 멀티 골로 팀의 확실한 승리를 결정지었는데요. 힘겨웠던 경기를 마친 뒤 세징야가 했던 이야기들 역시 '대팍의 왕'으로 그 품격을 담고 있었습니다. 대구MBC스포츠에서 그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Q. 승리 소감
일단 첫 번째로 너무나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대응하는 방식이 전반전부터 잘했기 때문에 후반전 들어서 찬스가 났을 때 저희가 골까지 연결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오승훈 선수한테 칭찬하고 싶은 게, 오승훈 선수가 PK를 막지 않았더라면 저희가 좀 더 어려운 경기를 끌고 갔을 것 같은데요. 그런 부분에서도 너무나 승점이 중요할 때 모든 선수가 잘 해줘서 값진 승리를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Q. 평소와 다른 공격적 포지션
일단 개인적으로 이날 나선 세컨드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그렇게 선호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8월 16일 같이 2골을 넣을 수 있었던 걸 보면, 또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로 선발 출전한 경우는 최근 2번 정도인데요. 2023년 하고 8월 16일 경기까지 봤을 때 골을 넣었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기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어느 포지션이라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Q. 길었던 부진···커진 비난
어느덧 팀과 함께 9년 동안 있으면서 항상 강조했던 건 가족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나 이기고 있을 때, 그리고 이겼을 때까지 이런 감정은 함께하는 부분이 많은데 최근 경기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무너지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특히, 홈에서 저희가 그라운드에서 비난을 듣고, 실망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저희도 아주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순간, 오히려 더 훈련에 집중하고 해야 할 것에 대한 집중을 이어갔다는 점, 그래서 기다리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건 저희 선수단의 영광을 넘어, 코치진과 대구의 지지자들부터 모든 대구와 함께 한 분들의 응원 덕입니다. 그 응원 덕에 8월 16일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Q. 서포터즈에게
한 번 더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저희가 서포터즈의 질책과 야유의 감정을 저희도 똑같이 매일 느낀다는 점입니다. 훈련하면서도 그런 감정을 느끼며 어떻게 해야 좋아질지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는 것, 그걸 알아주시고 조금 더 기다려 주시길 바란다는 점이죠. 좀 오래 걸렸지만, 승리를 가져왔다는 걸 기억하고 다시 운동장에 찾아 주셔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면, 저희가 원하고 팬들이 원하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다짐합니다.
Q. 오승훈에 대해 (세징야가 자청해 밝힌 부분)
이 자리는 오승훈 선수가 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승훈 선수가 앞선 많은 경기에서 압박감을 갖고 있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스스로 극복했다는 겁니다. 본인의 위기를 극복하고, 너무나 잘해주면서 승리를 이끌었죠. 그 부분에서 축하하고 싶고 이 경기 수훈 선수는 오승훈 선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