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청도군 조형물 특혜 의혹 연속 보도입니다.
청도군이 행정 절차를 어기면서 경력도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작가에게 조형물 사업을 맡겼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청도군이 그동안 알려진 조형물 설치뿐 아니라 추가로 1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조각공원을 조성하려 한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한태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문화방송은 정보공개 청구로 청도 조형물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2023년 1월 19일 김하수 청도군수를 비롯해 9명이 영월에 있는 최 모 작가의 박물관을 방문한 뒤 작성한 출장 보고서입니다.
3억 원을 들여 신화랑풍류마을에 조형물을 시범 설치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후 거쳐야 할 행정 절차는 건너뛴 채 출장 다섯 달 만에 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의혹이 불거지던 1월 24일 김하수 청도군수는 대구MBC의 취재진에게 2024 상반기에 같은 작가에게 맡겨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공원에 9억 원짜리 조형 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하수 청도군수 (2024년 1월 24일 인터뷰)▶
"그건 공모작업을 안 거치고 본인(최 작가)이 이렇게 해드리겠다. 저한테 해드릴 테니 (제가) 그렇게 하면 되겠냐, 해서 그러면 괜찮네. 그럼 그렇게 해보자 이렇게 한 거죠. 그것(조형 벽 사업)도."
◀기자▶
"그럼 그것도 특혜가 아닌가요? "
◀김하수 청도군수(2024년 1월 24일 인터뷰)▶
"그런 걸 특혜로 한다면 우리가 아무 할 말이 없죠."
청도군의 특정 작가에 사업 몰아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2023년 10월 청도군은 조각공원 조성 사업을 위해 1만 7천여㎡ 땅을 사야 한다며 청도군의회에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터 매입비로 11억 원이 의회를 통과해 실제 2024년 예산에 반영됐습니다.
청도군이 조각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매입하기로 한 땅입니다.
청도군은 이 땅에 최 씨의 작품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
허위 경력 의혹을 받는 최 작가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설치한 야외 조각 박물관과 비슷한 형태의 공원을 조성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대구MBC의 보도 이후 청도군은 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청도군 관계자▶
"잘 아시겠지만,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고, 그렇게 해 가면서 지금 (사업 추진을) 할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저희가 공유재산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사업을) 취소할 계획입니다."
신안군은 야외 조각 박물관 사업을 하며 최 작가 조형물 구입에만 19억 원을 썼습니다.
대구MBC의 보도가 없었다면, 청도군도 터 매입비를 포함해 최소 10억 원대 이상의 예산을 조각공원 사업에 집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하수 청도군수가 왜 최 씨에게 이런 거액의 사업을 몰아주려 한 것인지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