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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묘목 농가 "겨울나기 준비해야 할 때인데···이를 어쩌나"

◀앵커▶
예년 이맘때면 경북 경산의 묘목 농가에서는 겨울나기 준비로 분주했는데요.

하지만, 2024년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이상기후의 여파로 땀 흘려 키운 묘목이 죽는가 하면, 월동 준비를 아직 엄두조차 못 내는 곳도 있습니다. 

서성원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의 묘목 생산지인 경북 경산의 한 들녘입니다. 

밭에서 겨울을 나기 힘든 무화과 묘목을 캐내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봄부터 땀 흘려 키운 만큼 동해를 입기 전에 캐내 저온저장고로 옮겨야 하는데, 예년보다 적어도 열흘은 늦었습니다. 

◀이광열 00 농원 대표▶
"2024년 가을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좀 따뜻했고요. 가을비가 잦아서 묘목이 계속 생장하고 있는 과정이라서 잎도 늦게 떨어지고 그래서 굴취 작업이 좀 늦어진 것 같습니다."

바로 옆에 심어둔 석류 묘목은 잎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아 굴취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철호 경산시농업기술센터 종묘연구팀장▶
"잎이 다 떨어져야지만 잎에 있는 영양분을 가지에 다 주고, 잎이 떨어지고 난 다음에 저장해야지 나무가 월동을 잘할 수 있고 이듬해 봄에 심어도 생육이 정상적으로 잘될 수 있습니다."

◀이광열 00 농원 대표▶
"장기간 계속 잎이 안 떨어지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약제 처리를 해서 잎을 빨리 떨어뜨려서 묘목에 수액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 방법도 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안 해봤는데···"

경산의 또 다른 밭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봄에 접목해 정성스럽게 키웠지만 감나무 묘목의 절반 이상이 죽어버려 폐허를 방불케 합니다.

한해 내내 극성을 부린 고온에 잦은 비 등 이상기후의 영향이 결정타였습니다.

◀김경로 00 농원 대표▶
"감이나 복숭아 품종은 물을 많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비가) 많이 오니까 말라야 하는데 마르지 못하고 계속 물이 있으니까, 뿌리부터 썩어 올라가니까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죽게 된 경우죠."

그나마 남아 있는 감나무 묘목이라도 건져야 하는데, 아직 잎이 떨어지지 않아 캐내지도 못한 채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김경로 00 농원 대표▶
"날씨가 아침에는 추웠다가 오후에는 따뜻하다 보니까 얘가 아직 겨울이 안 됐나? 생각하고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있는 상태거든요. 굴취를 해야 하는데 지금 좀 걱정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확 추워질까 봐"

이상기후의 여파가 겨울나기 준비를 해야 할 들녘의 모습까지 바꿔놓으며 농민들의 마음을 타들어 가게 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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