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 포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남구 대송면과 북구 죽장면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지만,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해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포항에서만 주민 1,100여 명이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규설 기잡니다.
◀기자▶
태풍 '카눈'은 경북 동해안에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특히 2022년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포항시 대송면과 오천읍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많은 비가 유입되면서 냉천 상류에 위치한 '오어지'에서 물을 쏟아내자 임시로 복구한 하천 제방이 순식간에 쓸려갑니다.
펜션 진입로가 물에 잠기면서 이용객들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물살이 워낙 빨라 차도 건널 수 없습니다.
◀중장비 운전기사▶
"물이 내려가야 나오죠"
◀기자▶
"지금은 못 나오나요?"
◀중장비 운전기사▶
"네, 지금은 나올 방법이 없어요"
포항의 주요 하천은 범람 직전까지 갔습니다.
형산강에는 한 때 홍수 주의보가 내려졌고 하천 둔치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형산강 야외 물놀이장은 또 물속에 잠겼고 교통 표지판도 겨우 머리만 보입니다.
남구 대송면 칠성천과 장동천 범람 위험으로 대피 명령이 내려져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이상기 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모든 것이 뭐 생활이 다 불편하지 형편없다 늙은 사람들은 몸이나 마음대로 되나?"
포항에서만 944가구 1,100여 명이 마을회관이나 가족·친척 집 등으로 대피했습니다.
특히 2022년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본 대송면 제내리 주민들은 태풍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태숙 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지금 아직 칠성천이나 이런데 복구가 전혀 안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힘들게 사느니 아예 이 동네를 이주를 시켜주면 좋겠습니다"
이곳 칠성천은 집중호우로 인해 한때 범람 위기까지 갔었지만 빗줄기가 잦아들면서 지금은 여유가 있는 상황입니다.
크고 작은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국도 31호선 영일만대로와 중명 교차로 사이 도로 사면이 무너졌고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졌습니다.
시내 도로 곳곳이 침수돼 차량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포항 구룡포에서 시속 90km 울진 죽변에선 시속 80km가 넘는 강풍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힌남노 당시처럼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퍼붓지는 않아 대규모 침수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의 악몽이 재현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태풍은 큰 생채기를 남기지 않고 물러났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