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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법제처는 반려했다는데···홍준표 "법제처, 대구시 손 들어줬다"?

◀앵커▶

대구시가 퀴어 축제를 연 주최 측이 도로를 점용하는 게 적법한지 아닌지를 두고 경찰과 서로 다른 법 해석과 적용으로 충돌한 뒤 법제처에 법 해석을 요청했습니다.

그 뒤 홍준표 시장은 법제처가 대구시 손을 들어줬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법제처는 유권해석,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은혜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 기자, 지난달 퀴어 문화축제 당시 경찰과 대구시의 입장이 달랐습니다.

그것부터 먼저 자세히 짚고 넘어갈까요?



◀기자▶
6월 17일이었죠.

퀴어 문화축제가 예정됐던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 경찰과 공무원이 서로 공무집행을 방해하지 말라며 충돌했습니다.

경찰은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이 기각했고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 시 도로 사용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며 집회 관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집회 허가를 받았을 뿐 도로점용은 불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차량 소통을 위하여 금지, 제한할 수 있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12조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포함한 중앙대로가 집회, 시위 제한구역으로 명시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받은 뒤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퀴어 축제 이틀 뒤인 6월 19일, 홍준표 시장이 기자들과 만나 한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6월 19일)▶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신고만 하면 도로 점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의제 조항이 없습니다. 신고가 되면 마음대로 저기 어느 장소라도 교통 차단하고 할 수 있으면 고속도로에서는 왜 못 하나?"

◀앵커▶
얼마 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본인 SNS에 법제처 회신을 받았다며 대구시의 손을 들어준 듯 글을 올렸죠?

◀기자▶
홍 시장은 최근 "집회신고가 되더라도 도로점용 허가권이 배제되지 않는다, 경찰서장과 지자체 권한이 병존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대구 경찰청장 논리는 하급심 판례를 잘못 해석해 내세운 엉터리 논리라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홍 시장 글이 언론에 보도되자 법제처가 설명자료를 내고 법령해석 요청을 반려했다고 밝혔죠?

◀기자▶
법제처 관계자는 반려하면서 반려 사유를 기재한 문서를 보냈을 뿐인데 해석을 받았다고 받아들이는 건 대구시의 판단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반려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법제처는 2차 법령해석 기관이라는 겁니다.

1차로 먼저 소관부서, 이번의 경우에는 경찰청이나 국토부 해석을 받아보고 불충분할 경우 법제처에 요청해야 하는데 그 절차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구시가 해석을 요청한 법령을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도로 점용허가 대상은 집회 시 설치되는 물건, 시설물 등인데 도로점용 허가가 필요한지는 장소, 기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법제처는 대구시가 도로 점용허가 대상인 공작물·물건 등의 설치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판단을 요청해 판단이 불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한 주요 도로는 집회를 할 수 없다, 따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대구시 주장도 사실상 반박했는데요.

주요 도로에서 집회 신고된 모든 경우에 별도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는 반려 사유를 설명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말이 좀 복잡한데 집회와 집회에 수반되는 시설물은 개별 사안에 따라 도로점용 허가가 필요한지 판단돼야 하는데 그냥 통째로 "집회신고를 해도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물으면 일괄적으로 답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홍 시장은 법제처 유권 해석을 받았다면서 관련 자료를 검찰에 내겠다고 했는데요. 유례없는 경찰과 공무원, 공권력 간 충돌에 법적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당성을 찾으려는 홍 시장이 법제처 해석을 대구시에 유리하도록 부풀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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