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대가 '의과대 정원 증원'과 '무전공 확대 방침'으로 내홍을 겪는 와중에 '총장의 비례 대표 공천 신청과 번복'까지 겹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학생, 교수들의 끊임없는 사퇴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던 홍 총장이 최근 '조기 사퇴'의 뜻을 밝혔습니다.
차기 총장 선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대 홍원화 총장은 임기를 7개월 남기고 사직도 하지 않은 채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시도했습니다.
글로컬 사업 탈락과 금오공대와의 통합 불발, 의과대 정원 증원, 무전공 확대 논란 등으로 가뜩이나 들끓던 학내 민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사퇴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경북대 A 교수▶
"학교의 전체 구성원들이 이 상황을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장은 교수회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심이 그나마 이 대학에 대한 마지막 책임이 아닐까···"
당초 홍 총장은 사과 글을 올리면서 남은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거센 사퇴 압박 속에 신뢰 회복은 역부족이었습니다.
학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조기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대 B 교수▶
"오늘 사퇴하면 대행 체제로 가야 되는데, 집행부도 당연히 사퇴를 해야 하고, 학교가 말이 안되니까. 가장 문제없이 바꾸려다 보니까···"
홍 총장은 교수회에 "빠른 시일 내 후임 총장 선정"을 요청했습니다.
"새 총장이 선정되면 잔여임기와 상관없이 최대한 빨리 총장직이 인수인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수 평의회는 3월 21일 총장 임기 단축과 조기 선거 시행 안건을 상정 표결합니다.
안건이 통과되면, 총장 선거 일정이 4월 총선 이후인 6월이나 7월, 이르면 5월로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현재 경북대 차기 총장 후보로 10명 안팎의 교수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총장 선거 투표 비율은 교원 70%, 직원 23%, 학생 7%로, 지난 선거 때보다 교원은 줄어들고 직원과 학생 비율은 늘었습니다.
◀경북대 C 교수▶
"교육의 철학과 방향이 있고 구성원들의 힘을 합쳐서 학교를 잘 발전시키는 사람이 (올바른) 총장이겠죠"
홍원화 총장이 조기 사퇴 뜻을 밝힌 가운데 차기 총장은 무너진 신뢰 회복과 추락한 학교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하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됐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