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가 3천억 원을 투자해 상주에 건설한 이차전지 음극재 공장 지분을 미국 합작사에 넘기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음극재 사업을 접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대 1조 원의 투자를 기대하며 이차전지 클러스터 조성까지 준비 중이던 상주시는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홍석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K그룹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 생산에 뛰어든 건 지난 2021년.
상주 청리공단에 8천5백억 원을 투자해 음극재 공장 여섯 개 동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상주는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강영석 상주시장▶
"상주시에 미래 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초일류 기업이 유치되었다는 것은 상주를 위해서도 대단히 미래에 의미가 있는 일이고."
SK는 이듬해 추가 부지까지 매입하며 투자 규모를 1조 1천억 원까지 늘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박기선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대표▶
"음극재 소재의 발전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걸로 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추가 부지를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장 가동이 본격화된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돌변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SK가 상주 음극재 공장 지분 75% 전부를 미국 합작사인 그룹포틴에 넘기고, 매각대금을 그룹포틴 본사에 출자하기로 한 겁니다.
사실상 공장 운영에서 손을 떼고 재무적 투자자로만 남기로 한 겁니다.
SK 관계자는 "음극재 분야를 더 키우려면 자원을 더 넣어야 하는데 그룹 여건상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공장 운영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건 부인 못하지만, 부지 등은 여전히 SK 소유이고 파트너십도 유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SK측이 지금까지 상주 음극재 공장에 투자한 직간접 비용은 청리공단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 음극재 공장 유치를 계기로 58만 평 규모의 이차전지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 중이던 상주시는 당혹감 속에 그룹포틴 측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SK와 막바지 협상 중인 그룹포틴은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주력 공장을 미국에서 상주로 옮기는 내용의 추가 투자 계획을 이번 경영권 인수 계약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4년 상주시는 특별 투자 지원금 100억 원을 SK에 지급한 바 있는데, 경영권이 바뀔 뿐 공장 자체가 철수하는 게 아니어서, 지원금 환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상주시의회는 다음 주 시작되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음극재 공장 투자유치 전반을 들여다보고 상주시의 향후 대응 조치를 청취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홍석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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