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작가와 예술가, 철학가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꼽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현대 문명에까지 다양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 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겠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얽힌 다양한 의학 이야기의 세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전문의 유수연 교수와 떠나보시죠.
[김혁]
오늘 주제가 주제인 만큼 그리스 로마 속 의학 이야기와 신경과적 질환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궁금한 점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선생님 올해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사연입니다. 되게 좀 날카로울 때인데 완전히 시험을 망쳤습니다.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패닉이 왔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되잖아요, 요즘 들어서? 그런데 패닉이란 말도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나오는 내용인지?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패닉이 보통 공황·공포 이런 의미가 있는데, 그것도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적인 존재에 대한 이름이고요. 보면 판(pan)이라고 하는, 양치기 같은 신(목축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판이 강하게 소리를 지르면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이 공포에 질린다, 상대방이. 그런 게 있어서 그 판이 만드는 소리를 듣고 놀라는 거를 갖다가 따라 해서 저희가 요즘에는 의학 용어로 패닉, 패닉 어택, 공황 발작 이런 식의···
[김혁]
혼이 빠져나가는 그런 느낌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그렇죠. 그런 단어의 어원이 되겠습니다.
[김혁]
이번에는 신경과적 질환에 대한 시청자 궁금증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60대 초반 어머님의 사연인데요. 최근에 몸부림과 잠꼬대가 너무 심해졌다고 합니다. 요리나 식사를 할 때도 음식 냄새를 맡는 거를 좀 힘들어한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까 요리도 결과가 별로 좋지 않고요.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파킨슨병 증세랑 좀 비슷하게 나타나더라고 합니다. 근육 강직이나 움직임에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검사받아야 하나요?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잠이 들었을 때 수면이 보통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눈동자를 움직이면서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이 있고 그다음에 눈동자 움직임이 없이 자는 비렘수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렘수면 단계에서 원래는 그냥 꿈만 꾸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좀 이상이 생기면 꿈꾸는 동작이 그대로 밖으로 보이는 '렘수면 행동 장애'가 나타날 수가 있고, 또 심한 경우는 옆 사람을 때리기도 하고 막 이상하기도 하고 이런 게 생기시는데, 이런 게 있을 경우 이 증상을 지닌 분들이 100%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결국 '파킨슨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혁]
쉽게 볼 게 아니네요.
[유수연 신경과 전문의]
그래서 전구 증상, 전 단계 증상이라고 보는 경우는 있는데, 후각 기능이 좀 퇴화하거나 그런 증상이 있고 또 하나 더 있다면 변비 증상 같은 게 심한 게 계속 있다면 지금 당장은 파킨슨병 증상은 없지만 추후에 발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가 진찰하면 또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과에 방문해서 한번 상담받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구성 이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