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 북구 주택가에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를 위한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진행하면서 인근 주민들과 2년째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12월 15일 사원 건립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이슬람교가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먹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김은혜 기자, 주민들이 연말 행사로 마련한 거라지만 논란을 낳고 있죠?
◀기자▶
15일 오전부터 대구 북구 대현동 한 주택가 골목에 바비큐 장비가 놓였습니다.
속에 든 돼지고기가 다 익자 주민들은 접시에 담아 나눠 먹습니다.
주민들이 집 앞 골목에서 돼지고기를 함께 나눠 먹는 게 뭔 문제냐 싶으시겠지만요.
주민들이 이렇게 돼지고기를 구워 먹은 곳은 이슬람 사원 공사장과 현재 무슬림 유학생들이 쓰는 기도 공간 앞 골목이기도 합니다.
돼지고기는 이슬람교가 금기시하는 것입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골목에는 돼지머리가 놓여 있고 족발도 줄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전에도 이곳 일부 주민들이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해 무슬림을 혐오, 모욕한다는 논란을 빚었습니다.
◀앵커▶
기도 공간 앞이라고도 했는데, 현장에서 큰 충돌은 없었나요?
◀기자▶
무슬림 유학생 몇몇이 기도를 하러 들어가긴 했지만 충돌은 없었습니다.
돼지고기를 먹기 전 반대 주민들이 경북대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돼지고기 행사 소식을 접한 경북대학교 학생 몇몇이 반대 주민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려다 주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앵커▶
주민들의 입장은요?
◀기자▶
주민들은 일상을 제약당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왜 기도 공간 근처에서 돼지고기를 먹냐고 말하는 건 역차별이라면서 일상을 침해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애 이슬람 사원반대 주민비대위 부위원장▶
"내 집 앞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데 그게 그렇게 차별받아야 할 문제이고, 눈치 봐야 할 문제인가요?"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면 더욱 일상을 침해받게 될 거라는 입장인 거죠.
주민들과 무슬림 유학생들과의 갈등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 사이 폭행 시비와 관련해 최근 검찰이 해당 유학생을 벌금형에 약식기소하면서 더 깊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불안과 위협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밝히고 있고 무슬림 유학생들과 인권단체들은 명백한 혐오행위라며 규탄받아 마땅하다는 서창호 이슬람사원문제해결대책위원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서창호 이슬람사원문제해결대책위원장▶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갔는데 외국인을 반대한다며 태극기를 매일 불태우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라 생각하거든요. 반대하는 의사 표현을 하더라도 평화롭고 존중하고···"
대책위는 약식 기소된 폭행 사건과 관련해 폭행은 전혀 없었다면서 전말을 밝히겠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구성원인 무슬림 유학생들이 혐오와 차별에 시달리는데 경북대가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소속 기관으로서 학생 보호에도 나서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일 참 오래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초에 공사가 시작됐지만 2월, 대구 북구청이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고, 이슬람 건축주 측이 공사 중지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도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가 위법했다고 판결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북대 안에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 대체 부지를 마련하는 방법이 논의됐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관할 구청인 대구 북구청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