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대구MBC 뉴스+사회 일반지역

[뉴스+] "이런 수모와 멸시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네"

국방부가 결국 육군사관학교에 있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 장군이 자유시참변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고 소련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기 위해 빨치산 이력을 기재했고, 소련 공산당 가입도 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40년이 넘게 홍범도 장군을 연구해 온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는 홍 장군을 대신해 시로써 절규했는데요, 어떤 심정을 담았는지 이 교수의 음성으로 직접 들어봤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 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 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무참히 강제 이주되어 끌려와 살던

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

나, 거기로 돌아가려네

이런 수모와 멸시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네

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 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해방 조국은 허울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

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

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네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윤영균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