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청도의 수상한 조각품에 대한 보도. 여러 차례 해드리고 있습니다.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 전에도 작가와 작품 검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품 구매는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뿐 아니라 특혜 의혹이 일자, 청도군이 사실 관계 규명보다는 감추려 했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습니다.
한태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23년 1월 19일 김하수 청도군수와 간부, 군의원, 예술인 등 9명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최 모 작가의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작품 구매를 결정하기 전이었습니다.
함께 방문했던 박성곤 청도군 의원은 당시에 작품 구매에 의문을 드러냈었다고 행정사무 감사에서 밝혔습니다.
◀박성곤 청도군의회 의원 (2023년 11월 28일 청도군 행정사무 감사)▶
"(방문 당시에) 이런 사람의 물건을 왜 사줘야 하나?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가 구글링(인터넷 검색)에 이름 한 줄도 안 나올 수 있습니까?"
그러면서 작품 구매 전 반드시 검증을 거칠 것도 요구했습니다.
◀박성곤 청도군의회 의원 (2023년 11월 28일 청도군 행정사무 감사)▶
"우리가 그래도 3억 몇천만 원이 들어가고 하면 정말 여기에 적혀 있는 이 공문서에 적혀 있는 의회에 제출되는 이 자료에 들어가는 내용들은 검증이 됐어야 한다."
동행했던 예술인들 역시 여러 의문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공론화하지는 못했습니다.
◀박성곤 청도군의회 의원▶
"이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건 누가 봐도 마찬가지고 누구나 알 수가 있다 생각을 했고, 그런데도 지역 사회에서 또 계시다 보니까 사실 그분들이 어떻게 얘기를 하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대구MBC의 특혜 의혹 보도에 청도군은 해명은커녕 관련 정보를 차단하며 덮으려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취재 협조를 해 준 이승민 청도군의회 의원은 1월 18일 청도군청 회의실에서 청도군의 고위 간부가 김하수 군수를 비롯해 여러 간부가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정보 제공 요구에 응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승민 청도군 의원 (1월 23일 청도군 다른 간부 A씨와의 통화)▶
"군수의 지시 사항이라 하지만 군 의원한테 인사도 하지 말고 군 의원 대접도 하지 말고 그리고, 자료 제출하는 거 다 제출하지 말라고 그 지시를 하는 거는 잘못된 거 아닙니까?"
◀청도군 A 간부▶
"일부러 자신(청도군 고위 간부)은 군수 들으라고 군수한테 듣기 좋은 소리 한다고 했겠죠. 참 저건 아니다 싶어 내가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군수 열받아 있는데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해당 간부는 발뺌했습니다.
◀기자▶
"그 발언을 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청도군 고위 간부▶
"아닙니다. 누가 그러던가요?"
이 의원은 집행부가 의혹을 감추는 데만 급급하다며 3월 의회에서 집중적으로 따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승민 청도군의회 의원▶
"주민들의 알 권리를 막아버리는 거죠. 굉장하게 이건 법적인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여러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오는 특정 작가 작품 구입을 두고 처음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청도군수는 왜 구매를 강행했고, 절차는 왜 숨기려 하는지 특혜 의혹과 파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한보욱, 윤종희,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