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 촉발 지진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승소 이후 포항에는 다시 혼란이 생겼습니다.
1차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포항시민 45만 명이 한꺼번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포항시는 정부에 일괄 배상을 요청했고, 포항지역 변호사들도 정치적 해법으로 일괄 배상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김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지진 범대본에 소장을 접수하려는 시민들로 연일 북새통입니다.
번호표까지 나눠줬지만, 누가 먼저냐, 언성이 높아지기 일쑵니다.
인터넷 접수가 어려운 어르신들이 겨울 찬바람에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서종수 포항시 동해면▶
"12시 이전에 왔다 이겁니다. 현재 175번 받아서 5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니까요."
◀이대순 포항시 해도동▶
"인터넷으로 하는데 보면 어떻게 한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잘 모르지 않습니까."
"나이 드신 분들은?"
"예 그렇죠"
포항시는 50만 시민이 소송에 휘말리는 상황임을 고려해 정부에 일괄배상의 특단을 요청했습니다.
2024년 3월 20일까지 소장 접수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지역 변호사들이 포항시와 법률 지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엄종규 대구지방변호사회 포항지회장▶
"농어촌에 있거나 나이 드신 분 아니면 요양병원에 계신 분 이런 분들은 직접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서 수임하기는 어려운···"
50만 시민 모두가 소송에 참여한다는 것은 후진적 행태이자 제2의 재난인 만큼 변호사회는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금태환 변호사▶
"소송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 정말 특별법을 다시 만들어서라도 일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포항시는 시청과 읍면동에 상담센터를 개설해 편의를 돕고 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어디까지나 안내만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종 판결 예측에 대해서는 1심에서 쟁점 사항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에 국가의 책임이 크게 바뀌지 않겠지만, 위자료 배상 금액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사회는 전망했습니다.
한편 특별법 제정에 나섰던 지진 관련 단체들은 법원 판결에도 정부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시민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지진 책임자에 대한 명백하고 신속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MBC 뉴스 김기영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