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스포츠축구지역대구MBC 스포츠플러스

[스포츠+] 대구FC 2023시즌 차기 감독은?

축구의 가을이 무르익어가며 최종 순위 결정 지점에 이른 K리그, 대구FC는 상위 스플릿이 허락되지 않았고 파이널 그룹B에서 강등 탈출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무사히 1부에 남더라도 시즌이 끝나면 더 많은 고민이 빠질 대구FC. 무엇보다 시즌 중반에 떠난 감독의 빈자리를 이젠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위기에 빠진 팀을 지킨 건 수석코치로 활약한 최원권 감독대행이었는데요. 갑작스럽게 떠난 전임 감독의 빈자리를 대신해 급하게 팀을 맡으며 쉽지 않은 선택을 이어온 최원권 대행, 강등이라는 팀의 위기만 탈출한다면 차기 대구FC 감독 1순위가 아닐까요? 대구MBC스포츠 플러스에서 그 가능성과 남은 과제들을 짚어봅니다.


선수에서 코치, 그리고 감독까지?
최원권 감독대행과 대구FC의 인연은 깊습니다. 2013년 제주에서 임대 이적으로 처음 대구FC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대구와 동행이 시작됐는데요. 2014시즌 초반 잠시 팀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뒤부터 지금까지 대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도자로서의 시작도 당연히 대구였습니다. 2016년 플레잉코치로 합류한 뒤, 2군인 R리그를 주로 맡으며 팀의 젊은 선수들을 육성했습니다. 그리고 2021시즌, 수석코치로 승진한 뒤 올 시즌까지 그 자리를 지키다가 결국 감독대행에 이른 건데요. 감독대행 역시 매우 갑작스러웠고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선 P급 라이센스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60일이라는 제한 시간이 있었죠.

급작스럽게 팀을 맡은 뒤 첫 경기였던 AFC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탈락을 맛보고, 이어진 K리그에서도 쉽사리 승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당시 대구는 승리가 없던 긴 시간이 이어지는 중이었는데요. 30라운드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드디어 감독대행으로 첫 승이자, 두 달 넘게 팀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승리를 맛봅니다. 물론, 그 직후 펼쳐진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큰 패배와 함께 위기도 있었지만, 팀을 추스르며 이끌었고 결국 조금씩 본인의 색을 더하며 강등권 탈출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32라운드 제주 원정의 극적 무승부로 분위기 반전을 보여준 최원권 대행, 홈에서 서울에게 3대 0 승리를 거두더니, 이어진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시즌 원정 첫 승을 달성합니다. 비록 FA 컵 준결승에서 서울에 지며 FC서울과의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지만, 흔들리던 팀은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였고 최원권이라는 이름의 색이 대구FC 축구에 보이기 시한 시점이라 할 수 있죠.

이어진 수원FC와의 K리그1 홈 경기는 그런 최원권 대행의 강점이 잘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자칫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던 팀의 위기,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 수원FC를 상대하며 2대 1 승리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건데요. 이제 자력 잔류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상황, 그런 만큼 최 대행이 팀에 남아야 할 이유도 더 높아졌습니다.


쉽지 않았던 여정, 어렵게 만든 기회?
사실 최원권 감독대행의 시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지점은 60일간의 제한적 기간이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클럽 라이선싱 규정에 따르면 팀의 사령탑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규정한 최소 자격 요건의 자격증을 가져야 하는데요. 여기서 언급되는 기준이 바로 'P급 지도자 라이센스'입니다. 당연히 K리그도 P급 지도자 자격증을 기준으로 삼았고 이는 P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 자, P급 지도자 연수 합격자 등까지 포함합니다. 그러나, 최원권 감독대행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언급됐는데요. 결과적으로 대구FC '감독 대행 체제'는 원칙적으로 10월 13일로 만료됩니다. P급을 가진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여기서 비롯된 건데요.

대구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는 열흘간 단 2경기, 정말 길게 보더라도 20여 일간 최대 4경기를 위해 새로운 결정을 하는 이상한 처지에 놓일 뻔한 겁니다. 하지만, 강등 위기에 놓인 팀을 갑작스럽게 맡아줄 좋은 지도자를 외부에서 찾는다는 건 쉽지 않죠. 또, 팀의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요소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원권 대행 체제의 유지는 대구에게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였습니다.

논란과 함께 팀의 고민이 더 깊어졌죠. 리그 끝자락에 이른 시점에서 좋은 감독을 구한다는 것, 절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거기에 팀의 여러 사정과 내막을 아는 지도자의 역량 자체에 힘이 붙기 시작한 시점이 온 겁니다. 대구의 선택은 결국 현실에 대한 돌파구 모색이었고 이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AFC 측에 요청한 거죠. 고작 2경기 정도, 보름도 안 되는 시간 때문에 새로운 결정과 무리한 변화를 택하는 것이 지금 제도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에 부합하냐를 묻기 시작한 겁니다.

납득할 수 있는 논리였고, 연맹은 대구의 사정에 공감합니다. 특수한 상황에서 펼쳐진 현실, 뭐 리그에서 이런 경우 자체가 흔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구는 기회를 받았고, 최원권 대행에겐 약간의 시간이 더 주어졌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인저리 타임'처럼 말이죠.


시즌 이후, '대행' 꼬리표 떨어질까?
결과를 알 수 없는 시즌, 아직은 파이널 그룹B 어느 팀도 강등권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주 펼쳐지는 수요일 경기가 지나야 최소 1, 2팀은 생존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구FC만 놓고 보면 다가오는 수원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이기고, 김천이 질 경우, 바로 강등권 탈출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이날 결과가 원하는 방향에 이르지 않더라도 오는 일요일 김천과의 홈 경기까지 지지 않는 경기만 이어간다면 잔류의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인데요.

위기의 팀에 갑작스럽게 가장 높은 자리에 선 최원권 대행이 이걸 해낸다면 아마 다음 시즌 감독으로 가장 유력한 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팀에 대해 가장 잘 알뿐더러, 위기 상황에서 충분히 지도력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죠. 구단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에 다른 대안을 찾지 않고, P급 지도자 자격 요건이란 위험 변수에도 지금의 상황을 이어간 것이라 여겨집니다.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더라도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인데요. 대구가 원치 않았던 상황에 놓이더라도 내부적인 대안 모색은 쉽지 않을 겁니다. 만약에 최원권 대행 외에 다른 카드가 나온다면 이는 구단 내부보다 외부의 영향이 더 큰 상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고, 결과와 무관하게 지금 차기 대구FC 사령탑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건 아마 최원권 감독대행이라 봐도 무방해 보입니다.

선수로 시작해 바로 팀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까지 같은 팀에서 이어간 케이스. 대구FC는 흔치 않았던 경력의 지도자를 지금 후보군으로 둔 겁니다. 어쩌면 최근 전성기를 보냈던 대구 축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위기의 팀을 여전히 책임지고 있는 최원권 대행. 대구FC의 판단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안에 있다고 본다면 '대행'이란 꼬리표가 떨어진 그의 축구를 볼 시간은 좀 더 길게 주어질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석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