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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유승민 "'윤석열 용병' 데려온 정치, 보수는 반성해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에도 국민의힘은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만료일인 6일에는 다수의 여당 의원들이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이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대표 사퇴 이후 권영세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지만, 국민의힘이 쇄신 의지 없이 '도로친윤당'이 되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늘 시사ON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탄핵 정국에서 보수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 와중에 자꾸 반대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질서 있는 수습보다는 오히려 더 미궁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확 떨어졌습니다. 그 와중에도 한동훈 대표는 그전에 축출당했고, 그다음에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체제가 '도로 친윤당'이라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저희 당 말씀하시니까요. 제가 이 당에 온 지 25년이 됐습니다. 저는 이 당에서 누구보다도 보수가 잘해야 대한민국 정치가 살아나고, 또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라는 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정치가 잘되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정치가 잘못되면 나라가 망하는 겁니다. 아마 많은 분이 지금 탄핵을 너무 빨리하면, 대통령이 너무 빨리 물러나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갖다 바친다고 걱정하시는 모양인데요. 지금 국민의힘 모습은 딱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에게 아주 쉽게, 거저 정권을 갖다 바치는 꼴입니다.

국민의힘이 가야 할 길은 딱 두 가지입니다. 지금처럼 "비상계엄 잘했다, 내란은 절대 아니다, 탄핵당하면 안 된다, 헌재는 탄핵을 기각해라.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하며 끝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가는 길이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정말 이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한 건 내란 혐의가 있고, 탄핵은 헌법재판소가 인용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우리는 보수 정당입니다. 보수가 뭐냐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보수는 '지키는 것'입니다. 좋은 걸 지키는 겁니다. 좋은 게 뭐냐.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지키고, 이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고, 잘 살도록 지키는 겁니다. 헌법 가치를 누구보다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게 보수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건 헌법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겁니다. 그건 보수가 아닙니다. 그러면 저희는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께 무릎 꿇고 "정말 잘못했습니다"라고 사죄를 여러 번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 8년 전부터 사실은 보수를 새롭게 변화시켜야 했는데, 그걸 못 하고 윤석열 검사라는 '용병'을 데려와서 손쉽게 해결하려 한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반성해야 합니다. 앞으로 보수 정치는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지키고,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며 제대로 된 보수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선서해야 합니다. 그런 철학과 정책으로 새로 당을 재건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보수의 재건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첫 번째 길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한마디만 더 드리겠습니다. 검사가 너무 많습니다. 검사는 사람을 잡아서 수사하고, 족치고, 감옥 보내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검사, 한동훈 검사, 둘이 하다가 이제는 권성동 검사, 권영세 검사··· 아니, 검사가 대한민국에 2,200명밖에 안 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5,100만 명인데, 우리 당은 검사들이나 법대를 나온 사람들이 다 지배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데서 우리가 무슨 미래에 대해 설계하고, 개혁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너무 퇴행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상계엄 이전에는 조용히 살았지만, 비상계엄 이후에는 너무 답답해서, 특히 우리 당이 너무 퇴행적이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하고 난 뒤에 해제하는 과정 아까 말씀 주셨습니다. 탄핵소추 과정에서 국회 표결을 할 때 국민의힘이 국론 분열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전국적인 어떤 여론조사 지표하고는 상반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마치 지역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지지하는 것처럼, 지역민들의 의견에 따라서라는 말을 주저 없이 하면서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유승민 의원 보시기에 대구·경북의 민심, 어떻게 보십니까?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대구·경북 민심을 제가 정확히 여론조사 같은 걸 인용하면서 몇 퍼센트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싫습니다. 그런데 대구·경북에서 분명히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탄핵하면 안 된다, 그리고 이건 내란이 아니다, 비상계엄 할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시민들도 저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대구·경북의 시도민들께 말씀드립니다. 저 대구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학교 나왔고 대구에서 정치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구·경북은 옳은 길로 가야 합니다. 우리 대구·경북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던 우리 DNA가 있습니다. 그런 전통이 있습니다. 우리는 옳은 길로 가야 합니다. 옳은 길이 뭐냐. 헌법을 파괴하는 행위는 옳은 길이 아니죠.

그래서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오히려 좀 채찍질해 주셔야 합니다. 대구·경북 의원 중에 이번에 그 비상계엄 해제하는 데 18명 중에 딱 한 분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대부분이 아마 탄핵에 반대했을 겁니다, 무기명 투표이긴 하지만. 그게 지역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방금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대구·경북에도 옳은 길로 가고 싶어 하는 시민들이 분명히 저는 다수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데 그거 박수 치는 대구 시민들이라면 그런 대구 시민들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대구·경북의 시도민들께서 제발 우리 보수 정당이, 보수 정치가 똑바로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오히려 채찍질해 주시고, 일부 당원들이나 굉장히 보수적인 분들이 아마 뭐 탄핵에 반대하고 내란 아니다 그러고 지금 막 그러시는 분들이 계시죠, 당연히.

그분들한테 저는 제가 정면으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이 나라 대한민국이 가야 하는 길 맞느냐고요. 그래서 그거는 아니거든요.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줄 알아야죠. 그래서 저는 대구·경북이 이때 굉장히 좀 갈 길을 잘 선택하셔야 한다. 우리 갈 길을 잘못 선택하면 어떻게 되느냐. 대한민국 전체에서 대구·경북이 이상한 사람, 이상한 지역이 될 수도 있거든요. 왜 우리가 그렇게 가야 합니까.

[김상호 사회자]
말씀하신 대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극우당, 영남당, 내란 정당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고, 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국민의힘 내부 지도부도 느끼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고민도 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이겁니다. 만약 보수를 재건하고 싶다면 다른 건 다 접어두고, 지금 이 순간에는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말씀하시고 싶은 부분이 어디일까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제가 오랫동안 개혁 보수를 주장해 왔습니다. 우리가 부자 편을 들고, 재벌들 편을 들고, 기득권을 편드는 늙고 낡은 보수 이미지. 그리고 군사 독재 시절의 전통을 잊지 못하는 그런 보수는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개혁 보수란, 보수도 정의로울 수 있고, 보수도 어려운 분들을 위해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노력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수 정치가 제가 주장해 온 개혁 보수의 길로 재건되지 않으면, 철학과 정책, 그리고 자세 등을 바꾸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 거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영남당, 극우당이라는 이미지가 정말 그렇게 굳어질 수 있습니다.

탄핵 이후에 국민의힘 지지도가 과거보다 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보고 "이번엔 지지도가 별로 안 떨어지네",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네"라고 착각하며 같은 길로 간다면, 보수는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계속 패배할 것입니다.

저는 대구·경북이 나라 전체를 다시 세우고 미래를 위해 앞장서는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대구·경북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쪼그라드는 모습은 제가 정말 보기 싫습니다. 왜 그렇게 가야 합니까? 우리에게는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뤘던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대구·경북이 그런 전통을 부활시키는 보수의 중심지가 되길 바랍니다.

[김상호 사회자]
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만 봐도 탄핵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나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헌법재판소에 맡겨야 할 문제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이재명 대표에게 “제발 좀 깝치지 마라”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본인이 사법 리스크가 있는 사람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는 경제나 안보에 대한 생각도 걱정스럽습니다.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경제와 안보가 어떻게 될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후보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면승부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이 자신들의 재판은 온갖 꼼수를 동원해 늦추면서, 헌법재판관들에게는 "빨리빨리 진행하라"라고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정치인들이 함부로 간섭할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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