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국 경제가 맞이하는 환경은 녹록치 않습니다. 탄핵 정국으로 경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관세 등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한국 경제의 앞날이 잘 보이지 않다보니 새해 투자 결정 역시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ON은 2025년 경제 전망과 주식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자, 이제 2025년 주식 및 경제 전망을 같이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주면 새해가 시작됩니다. 여러 가지 일로 정신이 없어서 새해가 어떻게 오는지도 모를 정도인데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취임을 하게 됩니다. 트럼프 2기의 변수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증시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황세운 박사님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에 취임식을 치르게 됩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트럼프 2기 정책들이 구체화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러 경제 정책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세 정책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최대 1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한, 재정 지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들은 미국의 재정 지출 확대와 재정 적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결국 미국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이자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인 시장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 정책들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은 강달러와 높은 이자율을 경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도 부담 요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옥 위원님 말씀 좀 주시죠.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당장 말씀하신 것처럼 금융시장에 좀 부담이 되는 요인들이 많아서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고, 이런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포진해 있으니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트럼프 정책이 어느 정도로 직접 수행될지, 취임 이후에 어느 정도 강도와 속도로 진행되는지가 곧 밸류에이션에 반영될 것입니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한국은행 내년 성장률 전망치 1.9%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도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경제 전문가들 중에서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전망에 대해서 황세운 박사님 어떻게 보시는지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네, 한국은행은 지금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로 더 떨어지는 걸로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통 한국은행은 비교적 낙관적인 가정들을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한국은행의 전망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가능한 범위에서 설정된 예측치입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가정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습니다. 1.9%라는 전망도 실질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낮게는 1.5%까지 예상하는 시장 기관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올해 약 2.1% 내외가 예상되는데, 올해보다 확실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폭도 더 클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책과 대응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런 상황에서 2025년 증시 코스피, 코스닥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주가는 단기적으로 여러 이슈에 반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에 수렴합니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떨어진다면 주식시장도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당장의 반등을 꾀할 요인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현재 2400 초반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으며, 2400이 일시적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역사적 저점대에 들어와 있으므로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상승 반전 시점은 내년 상반기는 어렵고, 빨라도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긴 호흡으로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면, 투자할 만한 종목이나 유의할 종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황 박사님 말씀처럼 분산 투자가 중요합니다. 2025년 미국 전망이 좋다고 해서 한국 주식을 모두 팔고 미국 주식으로 옮기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소비재 같은 경기 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고,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성장주를 섞는 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종목 선택이 어렵다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개인이 분산 투자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TF는 분산형 상품으로, 개인투자자가 개별 기업의 신용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ETF는 15~20개 정도의 종목을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볼 때는 경제 상황이 너무나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년에 투자를 해야 한다면 어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지 두 분이 간략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투자하는 데 있어서 꼭 이 말씀은 드리고 싶다는 내용을 끝으로 듣고 오늘 시간을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옥 위원님, 말씀 주실까요?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저는 원래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자산 배분을 새로 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가 바뀌는 게 대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 같은 경우에는 그냥 이틀 쉬고 개장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물론 개별 기업들이 신년 전략이 바뀌는 때이기 때문에 내가 그 섹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 안에서 리밸런싱을 하는 것은 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특정 섹터를 넘어가는 자산 이동은 새해의 투자 계획이 아니더라도 산업 전망이나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2025년에는 트럼프 정부가 취임하게 되면서 많은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도 있고, 어쩌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2024년의 기회를 놓치셨던 분들은 마음이 조급하실 수도 있습니다. 국내 주식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 주식은 역사적 고점을 기록하고 있으니 양쪽 다 조급한 마음이 들 수가 있어요. 그런데 투자는 조급하면 실패하기 마련이고, 주식시장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급하게 마음을 가지지 마시고, 트럼프 취임 이후에 아직 투자를 실행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보면서 자산을 배분하고 투자를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 박사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네, 일단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많은 분이 적정 타이밍이 언제인지 찾으려고 하시는데, 사실 언제가 투자의 최적 시점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내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씩 꾸준히 투자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방향성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적금을 들듯이 매년 월급 금액의 일부를 적금에 넣어 부를 쌓아가는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도 비슷한 접근 방법이 상당히 유용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월 조금씩 월급의 일부를 주식시장의 ETF와 같은 상품에 투자해 나가신다면, 시간이 가진 복리 효과 등을 통해 예·적금과는 차이가 나는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씩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번 주 토크ON은 탄핵 정국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 속에서 맞이하게 되는 2025년 새해 증시 전망과 경제에 미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주신 두 분,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