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를 앞둔 삼성라이온즈는 현재 순위 4위, 5할 기준 승패 마진 +5를 기록 중입니다. 2023시즌과 비교하면 월등히 달라진 모습이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시대 2번째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현실적으로 보이는 상황이지만, 그 속사정은 편치 않아 보입니다.
올스타 브레이크의 시작 시점, 코칭 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한 건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어 보이는데요. 수석코치와 투수코치진에 힘을 준 이번 개편을 통해 삼성은 전체적으로 팀의 긴장감을 더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엿보입니다.
아마, 이런 특단의 조치에는 표면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당했던 역전 5연패의 충격이 크게 자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팀 불펜의 아쉬움이 표면적 원인이었다면, 타선의 집중력도 부족했던 연패의 시간은 팀이 선두권으로 갈 수 있던 가능성을 삭제했습니다. 과연 하반기 삼성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떤 부분인지 대구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투수 부문과 타격 부문으로 나누어 짚어봅니다.
강했던 불펜, 불안했던 선발…선발 회복하니 불펜이 흔들
시즌 개막을 앞둔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불펜으로 꼽혔습니다. 전력 보강에 진심이었던 삼성의 마운드 보강은 지난해 최다 역전패라는 아픔 탓인지, 뒷문 강화에 힘이 실렸는데요.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한 3명의 마무리, 오승환부터 김재윤, 임창민은 시즌 초반 팀 최소 역전패를 이끌며 맹활약했습니다. 김태훈과 우완 이승현, 최지광까지 더해지며 삼성은 최근 보기 힘들었던 불펜의 깊이가 느껴질 정도였는데요. 불펜이 강했던 기간,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건 선발진이었습니다.
부상으로 빠진 백정현, 비록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 피로감이 높았던 원태인에 외국인 투수 2명은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선발의 빈자리는 처음 선발 시험대 오른 좌완 이승현이었죠. 모두 불안함을 갖췄던 상황, 시즌 초반에는 분명 상대 팀보다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던 삼성이었죠.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원태인과 레예스가 7승, 이승현과 코너도 6승씩을 기록하며 4명의 선발 투수가 26승을 기록한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평준화된 전력의 1~4선발을 보유한 팀으로 자리합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백정현, 임시 선발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황동재까지 6월 말 선발 투수들의 호투는 리그 정상급이었습니다.
선발들이 잘 던지기 시작하며 뭔가 풀리는 듯했던 삼성의 사정, 정작 믿었던 불펜은 이 시기에 무참히 무너지며 선발 투수들의 승리를 무산시켰습니다. 아직 리그 세이브 1위를 지키고 있는 오승환과 홀드 부문 선두권에 자리한 김재윤, 임창민, 김태훈이 수치적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구위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인데요. 선발과 불펜의 안정적인 균형감을 찾는 것이 후반기 삼성엔 최우선으로 해결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홈런이 늘었는데...타점과 타율은 줄어든 타선
타자들을 향한 삼성의 고민은 더 깊어 보입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쓰며 아쉬움이 컸던 이유는 삼성이 홈런이 적었던 지점, 이번 시즌 삼성은 이 과제에서는 해결책을 찾아낸 모습입니다. 91개로 팀 홈런 3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 개인 순위로는 공동 8위에 나란히 자리한 구자욱과 김영웅이 17개씩 쏘아 올렸고, 이성규가 12개로 모두 3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홈런타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시즌 통산 기록에서도 두 자릿수 홈런이 5명에 불과했다는 점은 지금 삼성의 수치가 분명 큰 변화라 느끼게 하는 대목인데요. 지난 시즌 팀 홈런 공동 1위인 강민호와 피렐라가 16개에 그쳤다는 걸 보면, 이번 시즌 기록이 얼마나 대단하지 보여줍니다.
홈런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온 삼성, 하지만 문제는 타율입니다. 팀 타율 0.260으로 최하위에 있는 삼성, 1위 KIA타이거즈는 0.296으로 3푼6리나 차이가 납니다. 홈런이 있어도 타율이 낮은 삼성은 팀 타점에서도 9위를 기록 중입니다. 리그에서 400타점에 이르지 못한 팀은 최하위 키움(382타점), 그리고 삼성(391타점) 뿐입니다.
정규 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타율 0.310, 부문 18위에 이름을 올린 구자욱이 전부입니다. 그 뒤를 이어서 맥키넌과 김지찬이 2할 9푼대를 지키고 있는데요. 타격 전 분야에 고르게 팀 선두로 활약하는 구자욱의 분전에도 팀 타선의 힘이 덜한 이유라면 역시 외국인 타자 맥키넌을 향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시즌 80안타를 기록한 맥키넌은 그 가운데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역시 같은 80안타를 기록한 김지찬과 비교해 홈런 개수는 1개 더 앞섰을 뿐입니다. 2루타 부문에서 구자욱에 이어 13개로 팀 2위에 자리한 맥키넌은 36타점을 기록 중인데, 팀에서 3번째로 높은 기록이지만, 아쉬움이 없다고 하긴 힘든 수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종열 단장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다시 미국으로 향한 이유도 이런 고민에 있지 않을까요? 과연 후반기를 시작하는 팀에게 홈런과 타율의 묘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조치가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타율은 높지만, 홈런이 없는 외국인 타자와 저조한 팀 타율.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팀 홈런, 가을을 향해가는 삼성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진하고, 깊게 자리하는데요. 과연 이 부문에서 어떤 답을 찾고 가을에 이를지, 후반기 시작 시점 삼성 야구의 관전포인트가 여기 있습니다.
(사진 제공 삼성라이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