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도심에서 손님을 태우고 가던 택시가 갑자기 시속 19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질주하다 사고가 났습니다.
이 차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신호위반 차량에 부딪힌 직후 갑자기 질주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브레이크가 듣지도, 시동이 꺼지지도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님을 태운 전기차 택시가 시속 50km로 시내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SUV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와 택시를 들이받았습니다.
◀현장음▶
"쿵"
충돌 이후 택시는 갑자기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택시 기사▶
"큰일 났다"
◀승객▶
"왜요?"
◀택시 기사▶
"큰일났다···이거 이거"
◀승객▶
"브레이크 잡아"
◀택시 기사▶
"안돼 안돼. 브레이크 잡았어."
놀란 뒷좌석 승객은 안전띠를 고쳐 매고, 시동이라도 꺼보라고 외칩니다.
◀승객▶
"사이드 없습니까? 사이드, 어 시동을 함 꺼보이소!"
◀택시 기사▶
"시동을··· 껐다 카이 안 꺼져 안 꺼져"
충돌 당시 시속 54km였던 속도는 불과 8초 만에 100km를 넘어섰고, 36초 만에 시속 188km까지 치솟았습니다.
교차로 4곳을 위태롭게 지났지만 결국 멈춰 서 있던 앞차를 들이받고 뒤집어진 채 250미터를 더 미끄러진 뒤 멈췄습니다.
"택시는 이곳까지 무려 2.5km 내달려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멈출 수 있었습니다."
택시 기사와 승객은 척추와 갈비뼈,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입원 중입니다.
택시가 들이받은 또 다른 택시는 앞차와 연쇄 추돌해 운전자 두 명과 동승자, 행인까지 다쳤습니다.
택시 기사는 첫 충돌 이후 차가 급발진했다고 주장합니다.
◀사고 택시 기사▶
"(중앙선 넘은 차에) 받히는 순간 앞으로 가면서 브레이크 잡아도 안 되고 계속 가더라고요. 사람이 나올까 봐 참 겁났어요. 사람이 나오면 사망하기 때문에…"
승객도 역시 갑자기 급발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택시 탑승 승객▶
"발은 확실하게 액셀 안 밟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일어서서 봤거든요. 아저씨 시동 끄세요 시동 끄세요 했는데 몇 번을 눌러도 안 돼요."
사고가 난 차는 구입한 지 석 달 된 새 차입니다.
경찰은 택시의 사고기록장치(EDR)와 운행기록계(DTG)를 국과수에 보내 사고 당시 택시의 속도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조작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