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후 첫 대면···윤-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4차 변론기일이었던 1월 23일, 윤석열 피청구인이 2번째로 직접 출석했습니다.
1월 23일 변론 기일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법무부 장관이 출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앞선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은 “김용현 전 장관이 군사정권 당시 포고령 조항을 베껴왔다”, “국회 정치 활동 금지는 부주의로 걸러내지 못했다.”고 책임을 미루는 발언을 하면서, 이를 두고 공방이 벌어질 것인가 이목이 쏠렸습니다.
공방 아닌 공조
대통령 측 증인 신문에서 김 전 장관은 비상 입법기구 관련 내용이 적힌 일명 '최상목 쪽지‘는 자신이 직접 작성했고,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소수 병력만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헌법과 계엄법 위반 혐의가 있는 국회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 첫 조항에 대한 신문도 있었는데요. 김 전 장관은 포고령 초안을 자신이 작성했고 윤 대통령이 최종 검토했다고 했는데 자세히 보지 않았다며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회 측의 위헌적인 조항에 문제 제기가 없었냐는 질문에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해 대통령을 비호하려고 한 증언이지만 결국 포고령을 보고도 대통령이 승인한 것이라고 한 셈이 됐습니다.
"경종 울렸다" "실행 가능성 없었다"···'기적의 논리' 비판도
계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구속 기소된 군 사령관들의 관련 증언이 넘쳐나지만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3일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이 첫 증인으로 왜 불렀는지 알겠다는 말이 나왔고요. 공조다 듀엣이다 약속 대련이라는 다양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계엄 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다, 계엄군에게 실탄은 지급하지 않았다 등 윤 대통령 측 주장을 김 전 장관도 증언으로 이어갔고요.
대통령 측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본회의장에 있는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라고 지시한게 맞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곽 전 사령관이 잘못 들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에 대해 계엄이 하루 이상 유지되기도 어렵고, 상징성이 있으니 놔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다수당에 경종을 울렸기 때문에 계엄을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국회에 들어갔으니 국회를 봉쇄한 건 아니라고도 했는데요. 기적의 논리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엄에 투입된 군 수뇌부 다수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는데, 계엄의 핵심인 이들은 다른 말을 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볼수록 복잡해지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럴수록 앞으로 수사와 재판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너도 나도 초청···의미는?
얼마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죠? 국내에서도 '초청'을 받았다며 여러 인사들이 미국으로 향했는데요. 큰 소득은 없어 보였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취임식 참석 차 1월 19일 미국 출장을 떠났습니다. 대구시도 1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60차 대통령 취임위원회 초청"이 있었다며 대통령 취임식과 퍼레이드, 대통령 만찬, 승리 집회에 참석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시장도 출국 전 "트럼프 2기 주요 인사들에게 미국의 대 한국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호텔서 TV로?···"왜 갔냐?" 나온 비판
그런데 홍 시장의 이번 출장은 SNS에 올라온 글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너무 추워서 TV로 취임식을 봤다고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럴거면 왜 갔냐?’는 비판이 나오자 다시 글을 올렸는데요.
홍 시장은 8년 만에 대선 후보 자격으로 왔는데 밖에서 벌벌 떠는 건 쪽팔리지 않냐, 충분한 일정 조율 없이 와서 미 인사들을 만나기도 여의치 않다 이렇게 SNS에 글을 썼습니다.
실내 취임식 영향?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예정대로 야외에서 진행됐다면 연방의회 의사당에 마련된 연단에서 취임 선서가 이뤄졌을 텐데요. 연단 주변 자리는 대통령, 부통령 가족, 전직 대통령 등 천 400명 VIP에 주어집니다.
야외에서 했더라고 가까운 거리에서 트럼프와의 친분이나 미 행정부와의 인맥을 과시하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취임식 자체가 국내 행사로 외국인을 공식 초청하진 않는다는 다수 보도도 있었습니다.
다만, 단상 아래에서도 취임식을 볼 수 있는데 22만 명 규모라고 해요. 미국 상·하원 의원실을 통해서 지역 주민들도 받을 수 있고,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200~300달러에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야외 행사가 취소됐고, 실내 취임식에는 600명 참석 규모로 한정됐고요. 대신에 2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의사당 인근 체육관에서 취임식을 보는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홍 시장 뿐만 아니라 취임식 참석 차 미국으로 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취임식에 초청받았다면서 10분 정도 면담이 잡혀있다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했습니다.
초청 주체를 명확히 밝힌 건 트럼프 장남 초청을 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 초청을 받은 조정훈·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었습니다.
국회 외통위원 7명도 방미단으로 갔죠. 이들은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만났고, 국민의힘 방미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수석 내정자인 마크 번스와 면담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2기 대응, 중요하지요. 꼭 트럼프를 직접 만나고 하진 않더라도 워낙 많은 인사들이 모이는 '외교'의 장이니 참석해서 국내 상황도 알리고, 교류하는 자리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취임식 참석을 또 하나의 과시용이 된 건 아닌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대목도 있는 것 같은데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정부 특사로 취임식 참석 논의가 있었지만 탄핵으로 무산됐다, 한국에 왔던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면서 떠나기 전에 큰 역할을 할 것처럼 공언하고 가서 그럴까요? 성과나 결과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는 홍 시장에 대해 대구 참여연대는 취임 이후 홍 시장의 해외 출장 경비를 살펴보겠다며 정보공개 청구에 나섰습니다.
긴 연휴···나뉘는 체감
이런 상황에도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에 들어섰습니다.
무겁고 복잡한 뉴스가 많았지만 설 연휴에 관한 소식을 마지막으로 준비했습니다.
네 정부는 내수진작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6일 연휴가 됐고, 31일 하루 휴가를 낼 수 있으면 길게는 9일까지 쉴 수 있습니다.
현대, LG, 두산, GS 등 대기업들은 31일을 회사 차원의 휴무일로 정해서 쉬거나 휴가를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좀 상황이 다른데요.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임시공휴일 휴무 실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6곳, 60.6%가 쉬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중 99.2%는 설 연휴 이외의 휴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짝 특수’ 발목은 최대 '해외여행' 수요?
난데 없는 계엄에 탄핵 정국으로 소비가 매우 얼어붙은 연말연초를 보낸 만큼 반짝 특수를 노리기도 합니다.
대형 유통업계인 롯데, 신세계, 현대는 교외형 아웃렛이 설날 당일에도 영업한다고 밝혔습니다. 설 당일은 보통 휴무했는데 영업하는 첫 사례라고 합니다.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는 평일보다 휴일에 매출이 더 높고, 요즘은 환율도 높아서 국내 소비가 좀 더 많지 않을까 하고 있지만, 마냥 반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수요가 최근 명절 연휴 중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열흘간 국내 6개 국제공항에서 출발을 기준으로 134만 295명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 평균 출발 승객은 13만 4천 명인데요. 지난해 설 연휴 일 평균 출발 승객은 11만 7천 명이었으니 13.8% 늘었습니다.
항공, 관광업계는 반기고 있습니다만 국내 대표적인 여행지인 제주도는
이번 설 연휴 제주를 찾는 인원이 지난 설보다 10%가량 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효과를 정확히 분석해 밝히고 임시공휴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히 있고요.
임시 공휴일 지정에 그치지 않고 내수진작, 경기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해외여행도 해외여행이지만, 국내서 이동하는 분들은 오고 갈 때 정체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잖아요? 귀성, 귀경길 교통량 분석과 시간 예측이 나왔는데요.
간단히 종합하면 연휴가 시작된 24일 늦은 오후부터 밤, 그리고 설 당일인 29일에 다시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렇게 교통량이 많아지면 사고 조심을 가장 많이 해야겠죠. 모쪼록 안전하게 오가며 평안한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